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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동국제강, 새 길을 찾다

  • 2015.11.30(월) 09:43

업황 부진에 오너 구속으로 고전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으로 위기 돌파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올해 동국제강은 회사 안팎으로 모진 풍파를 겪었다. 최고 경영자의 구속과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사옥 매각, 인적 구조조정 등이 뒤따랐다.  
 
동국제강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새로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우선 주력인 후판사업에 컬러강판 사업을 추가하는 등 먹거리를 다각화 해 업황 개선 때까지 최대한 버텨낼 계획이다.
 
◇ 안팎의 위기에 '흔들'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58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지자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옥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은 물론 주력이었던 후판 공장 폐쇄, 인력 구조조정 등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그 덕에 지난 2분기에는 539억원, 3분기에는 77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동국제강이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구조조정 덕분이었다. 포항 2후판공장 가동중단,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를 봤다.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으로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하는 효과도 거뒀다.
 
 
현재 동국제강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조선업황 침체로 선박 건조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다. 이는 주력 사업이 후판인 동국제강에게 큰 타격이다. 그나마 건설 경기가 조금 나아지면서 봉형강 철강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 위안거리다.

오너인 장세주 회장의 구속도 동국제강에게 큰 악재다. 장 회장은 횡령·배임 및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최근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 6개월, 벌금 1000만원, 추징금 5억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동국제강은 현재 장세주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브라질 일관 제철소의 가동 시기가 내년으로 연기된 것도 장 회장의 경영공백 때문으로 보고 있다.
 
◇ 새로운 전략을 짜다

동국제강은 올해 1월 1일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합병했다. 외형의 확대는 물론 수요 대응 범위를 기존의 조선, 중공업에서 가전업체로까지 넓히기 위한 선택이었다. 
건설부문 철강 수요에 대해서도 기존 구조용 강재 중심에서 건축 내외장재를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유니온스틸 합병으로 동국제강의 외형은 매출 4조원, 자산 7조4000억원 규모에서 매출 5조7000억원(2013년 별도 매출 기준), 자산 9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기존의 연산 725만톤 규모의 열연사업에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 등 연산 285만톤의 표면처리강판 사업이 추가돼 생산능력도 연산 1010만톤으로 늘어났다.
 
특히 컬러강판은 건축 내외장재는 물론 냉장고 등 가전제품 외장재로 많이 쓰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동국제강은 최근 총 250억원을 투입해 컬러강판 생산 라인을 증설키로 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단일기업으로는 컬러강판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 합병으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 때를 기다린다
 
동국제강을 바라보는 업계와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데다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하향 이유는 전방 산업인 조선업황 부진으로 주력사업인 후판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페럼타워 등의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적으로 대응했지만 자체 현금흐름에 기반을 둔 재무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업계와 시장에서는 동국제강의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동국제강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자구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포항 2후판 공장 가동 중단과 같은 과감하면서도 시의적절한 자구안을 단행한 점은 재무구조개선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건설 경기 회복에 따른 철근 및 봉형강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동국제강은 봉형강 제품의 판매 확대로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업황 부진이 얼마나 더 진행될지가 변수지만 제품군 다변화가 이뤄진다면 업황 호황기가 올 때까지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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