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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동국제강, 국제종합기계도 내놨다

  • 2015.12.28(월) 10:32

재무구조개선 작업 일환..채권단 매각 요구설

동국제강이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를 매물로 내놨다.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동국제강은 현재 철강업황 침체로 주력인 후판 사업이 부진해지면서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28일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에 대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종합기계는 동국제강이 지난 86년 국제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국제종합기계는 트랙터, 콤바인, 이양기, 채소 이식기, 디젤엔진 등을 생산하는 전문 농기계 업체다.

 

국제종합기계는 동국제강에 인수된 이후 계속 성장해왔다. 하지만 업황 침체로 지난 2011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지난 2010년 1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워크아웃 돌입 이후에는 채권단 관리하에 체질개선에 나섰고 지난 2013년부터는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에도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시장으로부터 워크아웃 모범사례로 꼽혔다. 국제종합기계는 동국제강이 최대 주주로 지분 50.82%를 갖고 있다. 2대 주주는 28.62%를 가지고 있는 KDB산업은행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동국제강의 국제종합기계 매각에 대해 채권단의 요구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종합기계가 실적 턴어라운드를 한 만큼 채권단에서는 국제종합기계가 매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국제종합기계가 조만간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국제종합기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을 요구했고 동국제강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채권단과 동국제강의 합의 하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작년 6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주력 사업 축소는 물론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채권단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국제강이 채권단의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재무구조개선이 시급하다.

동국제강은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539억원과 77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외형적으로는 성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동국제강이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거뒀던 이면에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컸다.

동국제강은 지난 4월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후판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후판 생산을 당진, 포항 2개 공장(연산 340만톤)에서 당진공장(150만톤) 단일체제로 슬림화했다. 주력이었던 후판 사업을 축소한 셈이다. 그만큼 업황이 좋지 못하다.
 
▲ 동국제강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력인 후판 사업 슬림화는 물론 사옥 매각과 보유하고 있던 상장 및 비상장 주식 매각 등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포스코와 포스코강판 지분도 매각했다. 또 투자목적으로 보유 중이던 일본 JFE스틸 홀딩스(0.16%), 키스코홀딩스(2.22%), 한국철강(2.94%), 웅진홀딩스(0.45%), KTB투자증권(0.06%) 등 상장 주식들과 신성컨트롤(3.17%), 에이스지앤월드(5.91%) 등 비상장 주식 상당량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고위 관계자는 "사실 국제종합기계는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재기를 모색할 수 있을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었다"며 "하지만 현재 그룹의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채권단의 요구도 있어 매각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최근 후판 사업보다 올해 초 합병한 유니온스틸을 통해 컬러 강판 등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후판에 치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철강 업황이 좋지 않아 신사업에 대한 성공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현재 채권단의 지배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기본적으로 업황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동국제강의 회복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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