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현대글로비스에게 현대·기아차는 '약(藥)'이자 '독(毒)'이다.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현대·기아차의 해외 물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확실한 매출처가 주는 빛과 그늘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런 공식에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궁극적으로 글로벌 종합 물류회사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제3의 매출처 확대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착실하게 목표 달성을 위해 준비해왔다. M&A는 물론 공격적인 전략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 도약을 준비하다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은 추세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물론 분기별로 들쭉날쭉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이 대표적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4% 증가한 17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9.7% 늘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실적은 저조했다. 2분기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4% 감소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이 이처럼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출액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물류 때문이다. 해외 물류에는 완성차, 즉 현대·기아차의 해외 물량과 벌크선을 통한 해상 운송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물량 증가 여부와 벌크선 시황 등에 따라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이 좌우된다.
하지만 최근들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대글로비스의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량은 전년대비 2.7% 감소했고, 3분기에는 4.88% 줄었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은 3분기가 더 좋았다.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다른 매출처를 찾았다는 의미다. 지난 3분기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감소에도 불구 실적이 좋아진 것은 벌크선 시황 회복과 새로운 매출처 확보, 해외 법인 매출 증가 등의 덕분이었다. 여기에 국내물류, 기타 유통, 중고차 부문도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다른 매출처를 찾았다는 의미다. 지난 3분기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감소에도 불구 실적이 좋아진 것은 벌크선 시황 회복과 새로운 매출처 확보, 해외 법인 매출 증가 등의 덕분이었다. 여기에 국내물류, 기타 유통, 중고차 부문도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현대글로비스는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현대·기아차의 물류를 담당하는 계열사에서 벗어나 물류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유통·해운사로의 성장을 준비중이다. 현대글로비스가 그동안 꾸준히 벌크선대를 늘려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카타르 국영광물회사와 사상 최대 규모의 골재 운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해운사로서의 모습도 갖춰가고 있다.
◇ 그늘에서 벗어나다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3자 물류 확대다. 3자 물류(3PL, Third Party Logistics)는 자사 또는 자사의 계열사가 아닌 특정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3자로부터 물류업무의 일부 혹은 전부를 위탁받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글로비스에게는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제3의 매출처를 말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래 전부터 3자 물류 확대를 추진해왔다. 현대차그룹을 기반으로 성장의 발판을 닦았지만 계속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새로운 매출처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고 이 성과가 최근들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3자 물류 확대다. 3자 물류(3PL, Third Party Logistics)는 자사 또는 자사의 계열사가 아닌 특정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3자로부터 물류업무의 일부 혹은 전부를 위탁받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글로비스에게는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제3의 매출처를 말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래 전부터 3자 물류 확대를 추진해왔다. 현대차그룹을 기반으로 성장의 발판을 닦았지만 계속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새로운 매출처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고 이 성과가 최근들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 자료:HMC투자증권. |
실제로 별도 기준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총매출액 대비 비계열 매출은 지난 2013년 1분기 30%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3분기에는 49%까지 확대됐다. 물류 매출 대비 비계열 매출도 2013년 1분기 22%에서 지난 3분기 35%로 올라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운송 영역 확대를 위해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에는 폴란드의 물류업체인 아담폴을 인수했다. 아담폴의 매출액은 1400억원 규모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담폴을 거점으로 영국, 벨기에, 러시아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아담폴은 BMW, GM.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차량 운반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매출처 다변화 및 운송 영역확대' 라는 현대글로비스의 3자 물류 확대 원칙에도 부합한다. 업계 등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향후에도 연관 사업에 대한 M&A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시장의 긍정적인 시선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매출처 다변화를 목표로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에 대해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향후 현대글로비스를 둘러싼 경영환경도 호재가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준공되면 국내에서 멕시코로 향하는 CKD(반조립제품) 물량이 증가하게 된다. 또 동반 진출한 현대글로비스 해외 법인의 매출도 함께 증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현대·기아차와 해상 운송 비중을 종전 40%에서 50%로 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60%까지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에 못미쳤다. 이 때문에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계약 체결 당일 13.6%나 하락하기도 했다.
▲ 업계와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3자 물류 확대와 적극적인 시장 개척 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3자 물류 확대에 나서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지만 그 기반에는 안정적인 현대·기아차 물량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안정적인 물량을 토대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현대글로비스와 현대·기아차의 계약 내용이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장기적으로 큰 리스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론칭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향후에 현대·기아차가 현대글로비스와 해상 운송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는 BDI 지수도 호재다.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현대글로비스에게 해외 물류는 핵심 사업이다. 따라서 벌크선을 이용한 해외 운송 사업도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3분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비계열 매출 증가와 BDI 지수 개선 덕이 컸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영업이익은 기아차 멕시코 공장 증설과 배선권(수출 배송 계약)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3자물류 확대를 통해 종합 물류업체로서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는 BDI 지수도 호재다.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현대글로비스에게 해외 물류는 핵심 사업이다. 따라서 벌크선을 이용한 해외 운송 사업도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3분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비계열 매출 증가와 BDI 지수 개선 덕이 컸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영업이익은 기아차 멕시코 공장 증설과 배선권(수출 배송 계약)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3자물류 확대를 통해 종합 물류업체로서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