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안팎에서 두루 실적을 끌어올렸다. 완성차 판매 증가라는 그룹 내부 요인에 더해 외부로부터 해상운송 물량을 확보하면서 실적 쌍끌이를 했다. 특히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에서 처음으로 비계열 매출이 절반을 넘긴 것이 두드러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4조2208억원, 영업이익 1853억원, 순이익 1060억원의 실적이 잠정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23.1%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7.6% 감소했다.
외형 확대부터 긍정적이었다. 물류부문은 국내외 완성차 생산과 판매 증가 효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2% 많은 1조36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운부문은 비계열 물량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28.7%나 늘어난 8054억원의 매출을 냈다. 반조립(CKD) 및 중고차 사업 등을 하는 유통부문도 전년보다 8.4% 많은 2조511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에서는 해운부문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28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0.6% 급증했다. 물류부문 경우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 늘어난 690억원, 유통부문은 25.9% 증가한 879억원이었다.
특히 해운부문중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은 전년동기보다 33% 늘어난 44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매출중 절반넘는 물량을 비계열사 물량으로 채웠다는 점도 의미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발 수출 물량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비계열 완성차 업체와의 장기 계약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 그룹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 3' 유럽 수출 물량 4000대가 샌프란시스코항에서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유럽형 자동차운반선에 선적하는 모습이 전해지기도 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다.
작년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중 현대·기아차가 아닌 업체의 물량은 43%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완성차 운반선을 작년보다 2척 늘려 54척의 선대로 운용하고 있다. 42척의 선대를 운용하는 벌크선 운송 매출도 작년보다 23.7% 늘어난 3572억원을 기록했다.
유통부문중 CKD 사업은 전년동기 대비 19.4% 늘어난 1조5543억원을 기록했다. 신차출시 효과 등으로 미주지역과 베트남 등 반조립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물류·해운·유통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수익성도 개선됐다"며 "2분기 역시 글로벌 화주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