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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신년 화두 '불확실성, 그리고 혁신'

  • 2017.01.02(월) 15:28

불확실성 확대 우려..변화·혁신 강조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등 내실도 주문

2017년 새해를 맞은 재계 총수들이 올해 경제상황에 대해 한결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중심 산업들의 고전이 예상된다는 진단이다. 내수기업들도 소비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역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그룹 총수들은 특히 기존 산업의 틀이 변하고 있는 만큼 과거 어느때보다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사업구조 고도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주문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불확실성 커졌다" 한 목소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전망에 대해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고 자동차산업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진단도 비슷했다. 구 회장은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 브렉시트 등에서 보듯이 자국을 우선시 하는 보호 무역 중심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 혁명의 혁신 기술은 우리에게 익숙한 경쟁의 양상과 게임의 룰을 전혀 새로운 형태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역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산업 구조조정과 수출 및 소비 둔화, 정치·사회적 불안요인이 더해져 올해 경영환경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질서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며 "혼돈의 위기 속에서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변화의 속도와 움직임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패러다임의 대 전환기를 맞아 새 생각, 새 정신으로 무장하고, 새 시대에 걸 맞는 리더십을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올해도 총수의 신년사는 없었다. 다만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주력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보호무역주의와 환율 등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은 증폭되고 있다"며 "경쟁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와 함께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등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재계 총수들의 발언은 기업규모를 떠나 한국 산업 전체가 느끼는 위기감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최근 재계에서는 외환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해법은 결국 '변화와 혁신'

 

재계 총수들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변화와 혁신'을 가장 많이 거론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Deep Chane'를 제시했다.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새해에는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며 구성원들의 패기,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즈니스모델 혁신 등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SK그룹의 발전이 투자나 고용 등의 형태로 나타나 결국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지론이다.

 

구본무 회장 역시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새로운 경영 환경을 볼 때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우리의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창의적 시각과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저출산 고령화 추세의 인구구조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메가트렌드에 철저하게 대비해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실 강화·기본 충실' 주문도

 

현재 사업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정몽구 회장은 "내실 강화와 책임 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825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판매부진으로 달성하지 못했던 지난해 목표보다 높은 수준이다.

 

허창수 회장은 "당면한 난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려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하다"며 "성찰의 과정과 결과물을 서로 공유해 발전시켜 나가는 '진화의 DNA'가 조직문화로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내난동 이슈가 제기됐던 한진그룹은 '기본'이 강조됐다. 조양호 회장은 "안전과 서비스라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자"며 "체득된 규정과 매뉴얼을 토대로 단호한 대처가 이뤄진다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이슈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는 '완벽한 쇄신'이 강조됐다.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되며 공정 개선과 검증 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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