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17일 두 가지 '새 날개'를 한 자리에서 선보였다. 하나는 이날 언론에 공개한 새 주력 항공기 '보잉 787-9' 기종. 가볍고 덩치도 작지만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신 항공기다. 또 하나는 지난 1월 취임한 조원태 신임 사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 역시 이날 행사에서 최고경영자(CEO)로서 공식 '데뷔' 무대에 올랐다.
190cm 넘는 큰 키의 조 사장은 짙은 잿빛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서 열린 대한항공의 보잉 787-9 도입 기념식 행사와 질의응답 자리 앞에 나섰다. 취재진의 관심은 신 기종 항공기 만큼이나 조 사장에게도 집중됐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인사한다"고 입을 뗀 조 사장은 "주력 기종의 변화는 대한항공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적 노선 투입해 승객들의 만족도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변화의 행보를 따듯한 시선으로 봐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다음은 기내에서 진행된 조원태 사장과의 일문일답 중 주요 내용이다.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사진: 대한항공) |
- 기단의 변화는 경영 측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 보잉 787-9가 들어왔다고 해서 경영전략이 바뀌는 건 아니다. 다만 중형기로 장거리를 운항하는 건 대한항공에서 이 기종이 처음이다. 장거리 노선 가운데 수요에 맞게 공급을 넣는 용도로 활용하려고 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조원이다.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고. 시장 상황도 썩 좋지 않다.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단기적인데 장기적으로 차차 나아질 것이다. 기단 경쟁력 갖춰 매출 늘리면 부채비율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 보잉 유사 기종 항공기 배터리 화재 등 문제 있었는데 괜찮나
▲ 화재가 났던 배터리는 지상에서만 사용하는 것이다. 2013년 발생한 화재 사고도 지상에서 났던 것이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보잉 787-9를 도입한 것은 세계 항공사 중 23번째다. 이미 500대 이상 운항하는 항공기를 이번에 도입한 것은 안전성 때문에 기다린 측면도 있다. 새로 나온지 5년 이상 지난 항공기여서 검증이 된 이후에 구매했다는 의미다.
- 보잉 787-9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은
▲ 비행기에 대한 편견이 별로 없었는데 여객사업본부장하면서 생겼다. 기름 많이 먹는 비행기, 좌석수가 너무 많은 비행기는 보기가 편치 않더라. 하지만 이번에 도입한 새 기종은 기름도 적게 들고 좌석수도 적당해 마음에 든다. 중장거리 노선 어디든 활용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여러 부품을 대한항공이 보잉에 공급하는데 아직 계약금액이 적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탄소복합소재에 강점이 있다. 아직 부품 수나 계약 금액이 적지만 후속기가 나올때는 더 큰 규모의 계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장으로서 취임해 첫 자리에 섰다. 안전을 비롯해 어떤 부분에 경영의 역점을 둘 것인지 설명해 달라
▲ 지금까지 대한항공에 종사하면서 여객, 화물, 기획 자재 등 다양한 부문에서 많은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지켜봐주시면 좋은 성과 이루겠다. 작년에 불미스러운일이 몇 있었다. 사내 대응 절차와 보안 매뉴얼 강화했다. 장비도 개선했다. 특히 승무원들이 하는 진압 행위에 대해 회사가 100% 지원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 진에어 사장도 겸하고 있는데 어떻게 다르게 영업하나. 또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진행 상황은 어떤지.
▲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많이 차별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고급 서비스 중심 프리미엄 비즈니스 승객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는 가족 단위 여행 승객을 주 대상으로 한다. 양사가 (각기 다른) 모든 시장을 타겟으로 커버하는 것이다. 델타와의 조인트 벤처는 협상 중이라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항공사끼리의 결혼이나 마찬가지다.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좋은 성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대한항공의 보잉 787-9 도입 기념식 행사 직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조원태 사장/윤도진 기자 spoon504@ |
-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기내 인터넷 서비스 도입계획은
▲ 보잉 787-9 기종은 많이 작은 비행기다. 여기에 퍼스트와 비즈니스, 프리미엄 이코노미 등까지 넣기에는 작다. 다만 앞으로 들어오는 다른 기종의 비행기는 검토해 볼만하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 도입은 장거리 노선에는 다 하려고 한다.
- 최고경영자로서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노조와의 관계와 배당 등에 대한 생각은
▲ 직원의 행복과 주주 가치창출이 경영 철학이다. 노조와는 처음 한번 만나고 계속 얘기도 하고 있다. 좋은 소식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배당은 3월 중순에 주주총회 할 때 지켜봐달라. 주주와의 신뢰가 필요한 부분인데 2012년 이후 배당 못했다. 제가 사장으로 들어와서 한꺼번에 바꿀 수 없다. 임직원 모두 모여 최대한 모여 주주 신뢰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 그룹 차원에서 관광·레저 등 사업은 어떻게 진행하나
▲그룹의 주력은 대한항공이 맞다. 하지만 한진 전체로 보면 물류전문기업이다. 물류와 전혀 관련되지 않은 사업은 욕심 내 진출하려 하지 않는다. 호텔은 제주, 인천, 미국 등에 있는데 여행이라는 범주에서 같은 업종이라고 봐주시면 된다. 서울 송현동(경복궁 옆) 호텔 추진 사업은 여러 사정 때문에 못하고 있지만 문화복합센터로 계속 추진을 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개발 의지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