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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베트남]③-1 '산업지도'가 변하고 있다

  • 2017.06.22(목) 09:10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PART II. 산업>
노동집약 탈피, 산업구조 고도화 진행중
삼성의 부상, 베트남 전체 수출 20% 차지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 그중 절반 가량이 30대 이하의 젊은 나이.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열과 낮은 임금이 결합하면서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은 이미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갔다. 1986년 도이모이(Doi Moi, 개방정책) 선언이후 30년, 베트남에는 이제 해외기업과 자본들이 넘쳐나고 있다.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남북으로 길게 연결된 베트남 각지에는 누구나 알만한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떠오르는 베트남, 그 현장을 들여다 본다.[편집자]

 

 

[베트남 하노이 = 김상욱 기자]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의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풍부한 생산가능인구, 낮은 인건비 등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변수가 적고,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지원 등도 장점이다.

 

해외기업들이 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을 선택하면서 경제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는 지난 2014년부터 꾸준하게  6%이상 성장하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의 4위 수출국이자, 2위 수입국이다. 베트남은 한국의 3위 수출국이자 10위 수입국이다.

 

특히 베트남의 산업지도가 변하고 있다. 과거 섬유·의류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나 부동산 투자 위주에서 전자업종 등으로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실제 지난해 한국에서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약 320억 달러로 이중 무선통신기기가 43억 달러에 달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센서 등도 각각 28억 달러, 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의 핵심기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라인 야경

 

◇ 베트남 전체 수출 20%는 '삼성'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 이전의 일이다. 삼성은 노키아가 절대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던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해 베트남에서 중저가 제품을 생산했다.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베트남 공장의 역할은 급격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박닌성(SEV)에 이어 2014년 타이응웬성(SEVT)까지 생산기지를 확장하게 된다. 박닌성 생산라인보다 2배가량 큰 규모였다. 지난 2월말까지 이들 공장에 투자된 금액만 67억달러에 달한다. 박닌성에 22억 달러, 타이응웬성에 45억 달러가 투자됐다.

 

 

베트남에서 생산돼 전세계로 공급되는 스마트폰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3년 243억달러였던 삼성전자의 베트남 수출액은 SEVT가 가동되기 시작하며 2014년 266억 달러, 2015년에는 334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62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2015년을 기점으로 새로 설립한 SEVT 수출액이 SEV를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 수출액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0.5%에서 2013년 18%까지 상승했고 2015년에는 20%를 넘었다. 지난해는 베트남 수출 총 1759억달러중 21%를 삼성이 차지했다.

 

실제 박닌성과 타이응웬성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인력만 4월말 현재 10만7000명이다. SEV에 4만2000명, SEVT에 6만5000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매일 800대의 통근버스가 운행되고, 15만식의 식사가 준비된다. 하루에 소비되는 쌀만 20톤에 달한다.

 

 

◇ 베트남, 글로벌 전략거점 부상

 

삼성전자는 휴대폰 외에 남부 호치민 인근에 가전 생산라인도 세웠다. 북부는 스마트폰, 남부는 가전의 거점이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가전들을 생산, 전세계를 대상으로 수출하게 된다. 가전단지는 북부에 위치한 스마트폰 라인과 같이 단순한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 기능도 함께 갖췄다. 베트남을 단순히 생산에만 주력하는 기지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LG전자도 북부 항구도시인 하이퐁에 생산거점을 만들었다. LG전자는 협력회사와 함께 약 80만㎡(평방미터)규모의 부지에 ‘하이퐁 캠퍼스’를 조성하고 오는 2028년까지 약 1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하이퐁은 하노이, 호치민에 이은 베트남 제3의 도시며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이 있다.

 

▲ LG전자 하이퐁캠퍼스 전경

 

LG전자는 그동안 베트남 내수공급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흥이옌(TV, 휴대폰)과 하이퐁(세탁기, 청소기, 에어컨)생산공장을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해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리를 잡으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나 협력회사들도 베트남에 동반진출한 상태다. 하노이 인근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등이 자리잡고 스마트폰용 부품을 공급중이다. LG전자가 진출한 하이퐁에는 LG디스플레이가 모듈 조립공장을 만들고 있고, LG이노텍도 스마트폰용 부품 공급을 위한 공장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많은 해외기업들이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베트남 내수시장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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