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유죄 판결은 법치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정치적 연출처럼 보인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이 부회장의 재판결과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27일(현지시각) 자사 홈페이지에 실었다. 미국 워싱턴 D.C 정책 컨설팅업체 캐피탈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아이크 브래넌과 제어드 휘틀리가 작성한 기고문에는 '시험대에 오른 체제: 한국 정치 개혁에는 연출(Stagecraft)이 아닌 증거(Evidence)가 필요하다'는 제목이 붙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구속이 의미있는 정치개혁이 이뤄지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당성은 박 전 대통령의 유죄판결에 달렸기 때문에 재판이 공정하거나 사실에 기반해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으려면 이 부회장의 유죄 판결이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며 "한국의 사법 제도는 정치적 영향을 받고 있으며, 한국 법관들도 정치권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포브스가 현직 대통령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의 내용을 담은 기고문을 실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또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구체적 대가를 위해 지원에 나섰다는 구체적 증거는 없었다"며 "(한국의 사법 제도가)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았었더라면 이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많은 이들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잘못된 체제를 끝내는 작업의 시작으로 여기지만, 이는 정치화된 사법 과정의 결과라는 것이 곧 명백해질 것"이라며 "당장 문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여겨지는 성과가 나중에는 개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