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달 초 50대 부사장 7명을 사장으로 승진시킨지 2주만에 임원 221명을 승진 발령하는 임원인사를 16일 실시했다. 지난 2013년 227명의 임원 승진자를 낸 이후 4년만에 가장 큰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사장 27명, 전무 60명, 상무 118명, 펠로우(Fellow) 1명, 마스터(Master) 15명 등 총 221명을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승진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99명이 반도체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에서 나왔다. DS부문은 올해 들어 28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는 사업부문이다. 특히 실적호전의 밑바탕이 된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승진 임원의 50% 이상을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며 "과감한 발탁승진을 병행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6년 정기인사에서 12명에 불과했던 부사장 승진자가 이번에는 27명으로 늘었다. 지난 5월 11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로 올해 부사장을 단 신규임원은 3배 가량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업책임자로 활용할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사장 승진자의 평균연령은 54.1세로 앞서 지난 2일 사장 승진자 평균연령(55.9세)보다 한두 살 적다.
최연소는 1968년생으로 올해 49세인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과 안덕호 DS부문 법무지원팀장이다. 영국 디자인기업 탠저린 공동대표를 역임한 이 부센터장은 2015년 전무로 영입돼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신을 이끌었다. 신임 안 부사장은 사시 33회 출신으로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지냈고 2005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이밖에 1967년생인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인 김원경 전무도 이번에 부사장 직위를 달았다.
해외 현지임원 승진도 두드러졌다. DS부문에서 미주총괄 메모리마케팅을 담당하는 제임스 엘리엇과 구주총괄 반도체판매법인장인 하드리안 바우만 등이 전무로 승진했다.
여성승진 기조도 유지됐다. DS부문에서 김승리·이금주·이정자, 생활가전사업부 양혜순·정지은 등 7명이 상무로 승진, 신규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 발표를 시작으로 31일 사업부문장 인사를 실시했고 이달 2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이번 임원인사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졌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