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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올 것이 왔다’…총수 사익편취 규제 ‘리스트’

  • 2018.07.10(화) 20:12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 권고안 기준
자산 10조 이상 23개 대기업
계열사 92개→최소 196개사

올 것이 왔다. 꿈이라고 믿어버리고 싶은 절박한 상황이다. 요즘 재계 사정이 딱 그렇다.

지난해 5월 ‘재벌 개혁’을 표방하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설마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재벌 개혁의 전도사’로 통하는 김상조 위원장이 진두지휘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개혁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막판 수순에 들어갔다. 

 

칼 가는 소리


지난 6일 공정위가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의 기업집단법제 권고안이 진원지다. 총수일가 사익편취와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억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집단 지정기준 ▲공시제도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지주회사 ▲순환출자 ▲금융·보험사 ▲공익법인 등 7개 분야의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다.

권고안 중 흔히 ‘일감몰아주기’로 통칭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과 후계승계 등과 맞물려 다른 어떤 규제보다 민감도가 클 수밖에 없다. 대기업 거의 모두가 표적이라는 점에서 규제의 범위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미 규제의 명분까지 갖췄다. 지난달 8일 사익편취 규제 시행(2014년 2월) 이후 내부거래 실태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사실 이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여기에 이번 권고안이 올해 3월 민관 공동으로 특위가 출범한 이후 수차례 논의를 거쳐 도출된 결과물인 만큼 공정위는 향후 최종 개편안을 마련하고 올해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밀어붙일 추진 동력까지 확보했다. 

계열사들의 차고 넘치는 일감을 지렛대 삼아 손쉽게 재산을 불리고 2세들을 위한 대(代)물림의 도구로 사용해왔던 터라 응당 치러야 할 업보라고 친다지만 어마무시하다. 칼을 갈고 있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전선(戰線)이 이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는 까닭에 ‘한 방에 훅 갈까’ 겁난다.

권고안은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상장·비상장 가리지 말고 20%로 하라는 것이다. 현행 상장 30%·비상장 20% 이상에서 한층 강화된다.

현실화되면 총수일가가 지분 20~30%를 소유한 상장 계열사가 사정권에 들어온다. 여기에 현재 사익편취 규제를 받는 계열사가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포함하라고 했다. 총수일가의 간접지분 계열사도 넣으라는 것이다.

 

◇ 곡(哭)소리


현재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대기업은 삼성, 현대차, SK, LG를 비롯해 46곳으로 계열사는 203개사다. 총수 있는 52개 대기업 중 88.5%를 차지한다. 권고안대로라면 49곳(94.2%)으로 확대된다. 이제껏 단 한 번도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던 한라, 동국제강, 금호석유화학이 새롭게 타깃이 된다. 롯데, 네이버, 한솔 등 3곳만이 규제 밖에 있게 된다.  

계열사를 따져보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우선 총수일가가 지분 20∼30%를 소유 중인 상장 계열사가 현재 24개사다. 또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는 214개사다. 이것만 해도 규제 대상 계열사가 441개사로 늘어난다. 총수 있는 대기업 소속 계열사(공정위 5월 기업집단 지정 당시 1919개 기준)의 23.0%를 차지한다.

효성이 14개사에서 무려 21개사가 더 추가된다. 효성 전체 계열사(52개) 3곳 중 2곳이 타깃이 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호반건설이 14개에서 31개사로 증가하는 것을 비롯해 유진과 중흥건설이 각각 8개·27개에서 23개·41개로 늘어난다. 이밖에 세아(11개), 태영(11개), 하림(10개) 등이 10개사 이상 확대된다.

설상가상이다. 규제 대상이 되는 441개사도 최소치일 뿐이다. 총수일가 지분 20∼30% 상장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니 재계에서 ‘곡(哭)소리’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다.

예컨대 삼성은 규제 대상이 현재 삼성물산 단 한 곳뿐이다. 권고안을 적용하면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웰스토리,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등 총 7개사로 늘어난다. 뿐만 아니다. 삼성생명의 지분 50% 초과 자회사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생보부동산신탁 등 6개사까지 포함하면 총 13개사로 증가하는 것이다. 강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는 수치다.

10대그룹 중 총수일가 지분 20∼30% 상장사가 지분 50% 넘게 소유한 자회사만 줄잡아 20개사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15개사의 규제 대상 계열사를 보유 중인 GS의 경우에는 권고안 적용시에는 전체 계열사(71개사)의 절반에 가까운 30개사가 사정권에 놓인다. GS건설의 50% 초과지분 계열사 8곳까지 딸려오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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