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가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지난 1분기보다 나은 실적을 거뒀다. 현대중공업지주 입장에서는 든든한 장남 같은 오일뱅크가 집안의 기둥이 되고 있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341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6조9354억원으로 65.9% 늘고 순이익은 1737억원으로 54.7% 감소했다.
다만 작년 2분기는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가 연결 대상으로 편입되기 전이어서 단순 비교가 어렵다. 직전인 올해 1분기와 비교할 경우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4.1% 증가했다. 순이익은 26.4%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유가가 오르고 가동량이 늘어난 정유부문 매출과 이익이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고, 전분기에 비해서는 오일뱅크 매출 증가, 현대일렉트릭의 흑자 전환 등이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다.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지분법 대상인 현대중공업이 233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게 배경이 됐다.
연결대상 기업들을 별도재무제표로 따로 보면 본체인 현대중공업지주는 매출 666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98.5% 급감한 것이다. 이는 1분기 실적에 3127억원에 달하는 현대오일뱅크 배당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를 빼고 보면 매출은 1분기보다 16.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수준이어서 배당금을 제외한 영업이익률을 따지면 1.2%포인트 높아졌다는 설명이다.로보틱스 사업 매출은 산업용 로봇 471억원, 액정표시장치(LCD) 로봇 156억원 등으로 전 분기보다 각 10.5%, 29.1% 줄었다. 이는 현대·기아차, LG디스플레이 등 고객사의 투자 축소 때문이란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지주 실적에 가장 큰 몫을 하는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5조4352억원, 영업이익 31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34.5%, 66.4% 늘린 것이고, 전 분기 대비로도 13.8%, 10.9% 증가한 숫자다.
현대건설기계는 매출 9227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0.8% 줄었지만 영업익은 21.5% 늘어났다. 인도, 중국 등에서 판매가 늘어난 반면 국내시장 둔화에 미국 경제제재 리스크로 중동 등으로 신흥시장 판매가 줄어 매출이 정체됐다. 다만 판매 가격을 올리고 해외법인 매출을 늘리면서 이익은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 1분기 적자를 낸 현대일렉트릭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 분기 매출 4301억원에, 영업손실 308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매출을 5075억원으로 18% 늘리며 영업이익도 37억원 냈다. 전력기기 부문과 연결 편입된 미국·중동법인에서 각각 매출이 500억원 가량 늘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이끄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매출 876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3.2%에 이른다. 현대글로벌서비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20%, 18.7% 늘어난 것이다. 기술서비스 영업활성화와 선박 벙커유 공급사업 개시로 매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