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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의 포스코…"기업도 시민, 공생이 경쟁력"

  • 2018.07.27(금) 14:46

면접 준비하며 두 권짜리 경영노트 정리
기자회견서 "양·음극재 회사 통합" 등 방향 공개
"신사업에 외부 수혈..남북경협도 적극 활용"

"기업도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사회 한 구성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주주와 임직원, 공급사, 협력사, 일반 시민들까지 다양한 이해관게자와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겠다. 더불어 성장함으로써 산업 생태계를 강건하게 만들면 이게 포스코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27일 제 9대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은 "일자리 창출, 환경문제 등 여러 사회적 이슈에도 적극 참여해 건강한 기업 생명력이 오래 유지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직 취임을 확정한 그는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비교적 선명하게 밝혔다.

 

그는 선임을 준비하며 두 권의 '경영 아이디어 노트'에 포스코의 비전, 경영쇄신방안,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조직문화, 사업계획, 대북사업, 사회공헌 등 분야별로도 전략안을 정리했다고 했다.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그 노트 속에 담겼을 법한 내용들이 엿보였다. 다음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출입기자들의 문답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통상 이슈 등 철강산업 환경이 좋지 않다. 대응방안은
▲ 주요 수출국으로부터 통상규제를 받고 있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유럽연합(EU)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이 확대되고 장기화될 전망이다. 영향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주요시장에서 경쟁이 강해질 것이다. 미국은 이미 고율관세 적용되는 데다 쿼터(수입물량 제한)적용까지 받는다. 이미 작년 수출이 2016년 대비 86% 감소했다. 재심을 통해 관세를 낮추려 노력할 것이다. EU 세이프가드는 당장 판매량에 큰 영향 없고, 3년간 판매물량 기준으로 쿼터 설정 한다면 큰 영향 없을 걸로 본다.

통상 부분은 현지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전략과 현지 네트워크 강화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현지 철강사와의 제휴협력 통해 본사 의존도를 높이겠다.

 

- 본연의 철강사업과 신성장 사업 중 어느쪽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 추천위에서도 받은 질문이다. 철강은 고급화 차별화로 강건히 해 나가야 한다. 그와 더불어 그룹사 사업이나 신성장 사업도 더욱 집중해야 한다. 연말 되면 조직개편도 그에 맞춰 하고 신경써서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 회장 되리라고 생각했나?
▲ 포스코 CEO 승계 프로세스에 5대 본부장과 주요계열사 5대 사장이 1차로 내부 후보군에 들어간다. 가치경영센터장 하다가 3월에 켐텍 사장으로 내려갔는데 그 역시 포함된다. 이사회 내부에서도 CEO 하려면 계열사 CEO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내부적으로 정한 바 있다. 경험 쌓아 2년 정도 뒤 강력히 도전해보겠다는 생각 갖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권 회장께서 사임하는 바람에 그때부터 마음이 좀 바빠졌다. 3~4개월동안 만약 '내가 CEO가 되면'이라는 생각을 정리했다. 그룹 전체를 총괄한 경험 등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많이 준비했고, 그 부분을 잘 말씀 드렸다고 생각한다. 이사회에서 발표한 대로 '철강 그 이상을 넘어서' 그룹과 새로운 신성장 이끄는 데 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 외부로부터 받는 '러브레터(제안)' 중 기억에 남는 것은
▲ 하루 130건, 지금까지 약 2000건 들어왔다고 보고받았다. 아직도 포스코에 갑질이 많다고 하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건 신속히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성장 사업 중 눈여겨보는 게 있나
▲ 신성장사업은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우선은 에너지 소재 분야다. 에너지 소재는 배터리하고 에너지 저장장치인데, 우리 경우 LG화학, 삼성SDI 드등에 양극재, 음극재를 공급하는 일이 있다. 내가 근무한 포스코켐텍에서 리튬 코발트로 음극재 만들고, 양극재는 포스코EMS에서 천연 흑연으로 만든다. 1차적으로 두 회사를 통합해서 기술개발(R&D), 마케팅 시너지를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 2030년에는 포스코가 전세계 시장의 20%, 연간 15조원 이상 매출을 낼 것으로 본다. 양극재, 음극재 전반부 사업인 원료개발까지 포함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포항공대(포스텍)이 가진 바이오 역량도 장기적으로 신성장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승계 카운슬의 CEO 선입절차에 대한 생각은
▲ 승계 카운슬 시스템은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를 뽑고, 이사회가 회장을 뽑는 방식을 더 투명하게 하자고 만든 것이다. 추천제도 2006년부터 했다. 이게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생각한다. 사내이사, 사외이사 모두 주주총회에서 뽑은 대표성을 가진 인물이다. 전혀 문제 없다고 본다. 이 역시 글로벌 사례에서 도입한 것이다. 제네럴일렉트릭(GE) 경우도 비슷하다. 여러 의견 있던데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한지는 논의해 보겠다.

 

- '위드 포스코(With POSCO), 기업시민'이라는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도 법인으로서 시민이다.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하고, 기업을 구성하는 직원들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까지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 가지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가 포스코를 7~8개월 들여다보고 쓴 '혁신의 용광로'라는 책이 있다. 여기에 포스코가 새로운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것 중 한 개념이 기업시민이었다. 마음에 와닿더라. 그래야 지속가능하지 않나 싶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 있다. 여럿과 더불어 성장하고 배려하고 공존공생 가치 추구하는 게 포스코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비엔지니어링 CEO로서 어떤 차별화가 가능할까
▲ 철강 전문가, 비엔지니어라고 하는데 이렇게 생각한다. 한 회사에 30년 정도 하면 그 업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가 한다. 인문계 나왔지만 현장 원가관리, 회계, 감사 경영전략 등을 다뤄왔다. 특히 원가라고 하는 것은 원료, 쇳물, 제품까지 전 공정에 대해 물류나 물건 가치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는 업무다. 감사를 하면서는 뭐가 문제인지, 전략을 짜면서는 철강업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봤다.

철강의 전문가는 금속공학 한 사람들이겠지만, 나는 철강업 전문가라 자부한다. 지금도 여러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술이나 공정이 상당히 잔존한다고 보는데 경제성 상업적 측면에서 재점검 할 필요 있다고 본다. 이를 개혁과제에 포함해 실질적이고, 실행 중시하고, 실리 추구하는 강건한 체질로 탈바꿈 하겠다.

 

- 대북사업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 있나
▲ 포스코켐텍에서 보니 이미 2007년에 북한 관련 계획이 있더라. 켐텍이 음극재 전에 원래 내화 벽돌 만들어 쌓는 계열사였는데 그 원료가 마그네사이트다. 이걸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톤당 170만~180만원으로 상당히 비싸다. 수입원을 어디로 다변화할까 봤더니 북한이 세계 매장량 1위 국가였다. 예전에 수입을 추진하다가 남북 관계 어려워져서 중단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결국 남북관계가 완화되면 포스코 그룹이 남북경협 실수요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석탄도 이미 수입한 사례가 있고 철광, 원료탄, 음극재 원료 천연 흑연도 많다. 이 또한 중국 100% 수입하는데 이를 북한서 들일 수 있다. 북한 개방하면 여러 인프라 구축과 이에 필요한 철강 수요도 있을 텐데 이를 위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 연말 하겠다는 조직개편은 어떻게
▲ 내가 포스코 떠난 지 4~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고, 후보가 돼서도 조직개편 구상을 하기에는 시간이 짧았다. 연말에 대대적 인사를 한다면 다들 불안해 할 거다. 다만 발전적 측면에서 철강-비철강 그룹사와 신성장 부문에 대해 조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신성장엔 외부 전문가를 모셔오는 게 좋다고 본다. 신성장 사업을 오래 했지만 포스코 내부 사람들은 철강 위주 사고가 강하다보니 실패했을 수 있다고 본다. 신성장 쪽 외부 전문가 영입해서 그 조직은 포스코와 다른, 좀더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그런 문화를 만들어서 실행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바꿔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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