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설명해드리는 '뉴스 투뿔' 김상욱 입니다.
지난주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숫자가 있죠. 바로 180조원입니다. 삼성이 앞으로 3년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액수인데요. 1년 평균 60조원 가량입니다.
말이 60조원이지 실제 따져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금액인데요. 증권거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36곳의 영업이익은 총 84조원이었습니다.
여기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제외한 나머지는 54조원이었는데요. 삼성의 1년 투자액이 530개가 넘는 상장회사들이 6개월 동안 벌어들인 돈보다 많습니다.
그럼 삼성은 1년에 60조, 3년간 180조라는 큰 돈을 어디에 투자할까요? 삼성은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분야별로 얼마씩 투자하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180조원중 130조원은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1년 평균 43조원 가량입니다.
과거사례를 볼때 삼성의 투자는 삼성전자, 그중에서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기술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산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가 계속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기존 생산라인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수요는 PC나 스마트폰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를 대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등이 저가, 물량 공세로 나오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가 예상됩니다.
이번 발표에서 특히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삼성이 미래사업으로 지목한 분야입니다. 삼성은 인공지능과 5G, 바이오, 전장부품을 4대 미래사업으로 제시했는데요. 여기에만 2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기술이고 반도체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삼성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인데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연구거점에 1000여명의 인재들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5G 기술은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 로봇 등 차세대 산업 성장에 필수적인데요. 관련 장비들의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삼성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중 하나는 바이오인데요. 삼성은 이미 지난 2010년에 바이오를 미래사업으로 선정해 '제2의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입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들이 오랜기간 투자를 거쳐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역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삼성이 강점을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자동차 부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삼성의 발표를 두고 일부에서는 '원래 예정된 투자에서 조금 더 보태 생색내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고 하는데요.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이런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일 아닐까요?
기업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질책하더라도 잘하는 일에는 응원을 해주는 문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김상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