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설명해드리는 '뉴스 투뿔' 김보라 입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지난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인터뷰 기사를 통해 한국 금융회사들의 해외영토확장 상황, 해외시장 진출 전략과 주의사항, 금융당국의 지원활동 등을 자세히 전해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금융회사들은 해외에서 얼마나 벌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요?
은행연합회가 최근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 성과를 짚어보는 자료를 냈습니다. 우선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해외에서 5272억원 순이익을 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 가량 늘었습니다. 4대 시중은행은 올 한해 해외에서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들 4대 은행을 포함한 은행들의 올해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은행별로 해외에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신한은행은 일본-중국-베트남-홍콩-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아시아 주요나라를 잇는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해 영업채널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금융벨트 교두보인 베트남에서는 ANZ베트남이라는 은행의 리테일부문을 인수한 이후 외국계 1위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현재 총자산 34억달러, 총고객수 110만명, 신용카드회원 20만명, 임직원 1366명 규모입니다. 신한은행은 외국계 금융기관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일본시장에서도 현지화전략이 성공을 거둬 신한은행 해외법인중 최고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올해 3월 멕시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영업망이 2015년 200개를 돌파한 이후 3년만에 413개로 늘어나 국내 금융기관중 가장 많은 글로벌영업망을 구축했고 글로벌20위권에 해당합니다. 최근 캄보디아 금융사인 비전펀드캄보디아를 인수했습니다. 이 금융사는 총자산 2200억원, 임직원 1400명, 캄보디아 전국 106개 지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에 6개 영업점 개설을 준비하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중에 가장 많은 글로벌 순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적극적인 현지화와 함께 핀테크, 모바일분야를 강화해 시장을 파고들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장 공을 들인 인도네시아시장에서는 현지인 고객비중이 90%에 달하는 등 현지 금융사로 자리잡았고, 지난 6월에는 현지 금융전문지인 인베스터지에서 최우수 은행에 선정됐습니다. 하나은행은 또 국내은행중 유일하게 중국 동북3성에 영업망을 보유하는 등 중국에서도 강자로 떠올랐고 베트남과 인도시장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국민은행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소매금융과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중심으로 지역별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의 최근 2년동안 동남아 지역 고객대출 성장률은 연평균 38.1%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6년 캄보디아현지법인을 통해 출시한 디지털뱅크플랫폼인 '리브KB캄보디아'는 1년반만에 3만4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강력한 디지털금융서비스로 영업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단순한 상업금융 기능을 넘어 농협만의 강점인 농업금융 역량과 시너지를 활용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농업국시장을 공략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습니다. 2016년 미얀마 법인 설립때도 농업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계 금융기관중 최단기간에 사업인가를 받았고, 사업 2년차인 올해는 고객수 3만명을 돌파하는 등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캄보디아 등 다른 동남아국가로 영업채널을 넓혀가고 있고 향후 범 농협그룹의 영농지원, 생산-유통-판매에 이르는 농업 실물부문의 노하우까지 활용해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입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신용평가시스템과 심사체계 등 오랜기간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를 축적해왔습니다. 해외에서도 중소기업들의 금융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일례로 한국계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있는 베트남의 하노이지점은 2013년 개설이후 매년 자산증가율이 43%에 달합니다. 기업은행은 올해중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을 인수해 'IBK 인도네시아은행'을 출범할 예정이며 캄보디아 지점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 개설을 준비중입니다.
대구은행은 2012년 지방은행 최초로 해외지점을 중국 상하이에 개설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캄보디아 '캠캐피탈특수은행'을 인수해 대구은행 창립 이래 최초로 해외 현지법인인 'DGB특수은행'을 출범시켰습니다. 또 베트남 호치민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미얀마 소액대출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구은행은 향후 아세안네트워크 구축, 모바일플랫폼 노하우를 활용한 비대면 채널진출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전북은행은 2016년8월 캄보디아 현지은행인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해 동남아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인수 당시 27억원에 불과하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26억원으로 증가하고 대출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감소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북은행은 향후 현지화 전략과 디지털금융전략을 병행하면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이 사상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내면서 이자놀이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올해 상반기 총 1조7000억원의 이자이익을 늘었는데 이중에 이자율이 동일하게 유지되더라도 자산규모가 커져서 발생한 이자이익 증가분이 953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최근 10년간 이자이익 증가 규모를 분석했더니 대출채권 증가율이 4.7%인데 비해 이자이익 증가율은 0,9%로 5분의 1 수준이라고 제시했습니다. 대출규모가 커지면서 은행들의 이자이익도 커졌고, 대출규모가 늘어난 것에 비해 이자이익은 적게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이익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이자이익이어서 이자놀이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은행들은 이자이익 이외에 글로벌부문 이익, 비이자부분 이익을 더 늘려야 합니다. 은행들의 해외영토 확장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김보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