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설명해드리는 '뉴스 투뿔' 김상욱 입니다.
매출 280만원에 과징금 90억원. 이해가 되시나요? 숫자로만 보면 선뜻 와닿지 않을 텐데요. 보통 과징금은 매출액의 일정비율로 부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매출의 3200배가 넘는 과징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인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제주항공인데요. 제주항공은 위험물을 허가없이 운송한 것이 적발돼 국토교통부로부터 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그럼 그 위험물은 과연 뭘까요? 바로 스마트워치, 정확히는 스마트워치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총 20회에 걸쳐 스마트워치를 화물로 운송해왔는데요.
국토부는 스마트워치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위험물인 만큼 관련법에 따라 사전에 허가를 받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폭발 가능성이 있어 위험물로 분류되고, 화물로 나르기 위해선 운송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요.
국토부는 제주항공이 관련법을 위반한 만큼 1회당 9억원, 총 180억원의 과징금을 책정했습니다. 여기서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적발후 안전조치 등을 감안해 실제 과징금은 절반으로 줄였는데요. 그렇게 나온 금액이 90억원 입니다.
제주항공은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아 법을 위반한 사실은 인정했는데요. 위법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이후 물품 운송을 중단했고, 위험물 운송을 위한 절차를 시행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입니다.
제주항공은 다만 스마트워치 운송에 따른 매출이 280만원에 불과한데 과징금이 너무 과하다는 반응인데요.
특히 지금도 일반 승객들이 가지고 타거나 짐으로 부치는 것이 허용된 스마트워치를 과연 위험물로 볼 수 있느냐는 입장입니다.
제주항공은 초소형 배터리가 탑재된 스마트워치를 위탁수화물로 허용한 것은 항공안전에 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요. 결국 정부에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제주항공 사례를 놓고 다양한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법을 위반한 만큼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렇다고 해도 과징금 규모가 위반 정도에 비해 너무 크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지난 진에어 사태이후 정부가 법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앞으로 제주항공 재심의 요청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려질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상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