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폴란드 법인은 올해 2분기 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실적과 합치면 올해 상반기 3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상반기 매출은 1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5% 급감했다.
폴란드 법인은 지난 2005년 9월 문을 열었다. 2007년부터 디스플레이 전력 조절 장치인 인버터를 생산하다가 2013년 TV 보조광원용 LED 묶음(ARRAY), 조명용 LED 전원 등 LED 제품 생산라인을 추가로 갖췄다.
LG이노텍의 선택은 적중했다. 폴란드 법인은 2013년 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서 탈출한 뒤 이듬해는 순이익이 91억원까지 늘었다. 2014년 당시 폴란드 법인의 연매출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국 업체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 폴란드 법인은 2015년 순이익이 1억원으로 급격히 축소된 이후 3년 연속 순이익이 10억원을 넘지 못했고, 올해는 아예 순손실로 전환했다.
특히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시황이 악화된 게 영향을 줬다. 폴란드 법인이 생산하는 TV 보조광원용 LED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뒤에서 빛을 내는 부품이다. 중국 업체들의 과잉공급으로 LCD 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여기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도 타격을 받았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LED 사업부 규모 자체를 LG이노텍이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며 "중국 제품이 많이 시장에 공급되다 보니 폴란드 법인도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LG이노텍의 LED 전체 매출은 2016년 6840억원에서 지난해 6333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의 절반도 안되는 230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보조광원용 LED 및 조명 판매가격은 개당 114원→104원→82원으로 떨어졌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폴란드 법인에 성장기반을 구축 중인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LED 사업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 법인도 사업구조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