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차 등 그룹 계열 완성차에 부품을 대는 현대모비스가 두 완성차 업체를 합친 것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모비스 역시 작년보다 실적이 악화했지만 현대·기아차처럼 큰 손실을 내진 않았기 때문이다.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완성차 계열사보다 많은 이익을 낸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462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8조4273억원, 순이익은 44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1%, 직전인 지난 2분기보다 13%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분기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은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많다. 올해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낸 현대차(2889억원)와 기아차(1173억원)가 합작한 4062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직전 분기보다 5.1% 줄었다. 순이익 역시 각각 전년동기 대비 6.8%, 직전 대비 18.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보다 0.7%포인트, 직전 2분기보다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매출이 줄어든 배경은 현대·기아차의 생산물량이 줄고, 미국 오하이오 공장이 후속 차종 생산 준비를 위해 일시적 생산 중단에 들어간 영향이 있었다. 여기에 달러-원 환율 하락, 에어백 제어기(ACU) 리콜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 등에 따른 3분기 판매보증비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 원인이 됐다.
사업 부문별로는 나눠 보면 모듈·부품부문은 매출 6조6772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4% 감소했지만, 영업익은 90.3% 급감했다. 애프터서비스(A/S)부문은 매출 1조7502억원, 영업이익 4553억원을 냈다. 전년동기와 견줘 매출은 2.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0.5% 늘었다.
모듈·부품부문 중 핵심부품과 전동화 부문 매출은 실적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핵심부품(부품제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1% 늘어난 1조8691억원, 전동화부문 매출은 32.7%나 늘어난 42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도 때 지주사 역할을 할 존속법인 몫으로 남겨두려던 사업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3분기 누계로 영업이익 1조4433억원, 매출 25조5052억원, 순이익 1조468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영업이익은 15.4% 줄었고, 매출과 순이익은 3.1%, 14.9% 감소한 실적이다.
현대모비스는 레이더 등 독자개발한 첨단운전보조장치(ADAS) 센서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을 계열사가 아닌 외부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핵심부품과 전동화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완성차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