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호'가 취임 100일을 맞아 100가지의 '개혁과제'를 쏟아냈다. 전체를 묶는 열쇳말은 '모두 함께, 차별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는 것. 하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그 내용을 뜯어 보면 거대 기업 포스코의 업무 효율성을 전에 없는 정도로 끌어올리겠다는 최 회장의 강한 의중이 담겨 있다.
포스코는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에서 '위드 포스코(With POSCO) 경영개혁 실천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지 100일을 맞아 마련한 이 행사에서는 그룹 전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전 임원이 '5대 경영개혁 실천 다짐문'에 서명했다.
5대 경영개혁 실천 다짐문은 ▲경영개혁 실천의 주체로서 기업시민 포스코를 선도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성장 ▲배려와 존중의 자세로 소통하고 협력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솔선수범하고 직원과 조직 역량 육성에 매진 ▲실질·실행·실리에 기반해 현장을 지향하며 본연 업무에 집중 등으로 요약된다.
100대 개혁과제에는 임직원은 물론 주주·고객사·협력사·지역주민 등 포스코를 둘러싼 기업 생태계 전반이 함께 참여해 바꾸어 나가자는 지침이 담겼다. 이 가운데 사업 측면 과제의 주요 내용을 추려보면 포스코를 더욱 효율적으로 개편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 전반에 깔려 있다.
우선 본체인 철강사업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내용이 맨 앞에 들어갔다.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판매량 1200만t을 달성해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기술개발도 대규모 공정기술을 새로 만들어 내기보다는 제품 기술과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하자는 방침이 세워졌다. 특히 자립·자력 기술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기술협력 제휴를 확대해 '개방형 기술확보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도 큰 변화다.
비철강부문 그룹사업 가운데서는 액화천연가스(LNG) 미드스트림(기초 가공 및 운송) 분야에서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의 LNG 도입 업무를 포스코대우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또 LNG 트레이딩을 육성해 광양의 LNG 터미널은 포스코에너지와 통합하고,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발전은 제철소의 발전사업과 통합 운영해 시너지를 높일 예정이다.
아울러 그룹내 설계·감리·시설운영관리 등 건설분야의 중복·유사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흡수해 효율화하기로 했다. 포스코켐텍은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해 음극재와 전극봉의 원료가 되는 '침상 코크스' 생산 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부가 탄소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통합 계획을 미리 밝혔던 양·음극재사업에서는 '이차전지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해 고객 맞춤형 제품개발에 앞장세우기로 했다. 리튬을 중심으로 한 이 사업은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로 사업으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토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성장사업은 '철강부문'과 동급인 '신성장부문'으로 조직을 격상하기로 했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신성장부문에 외부전문가를 총괄 책임자로 영입하겠다고 한 최 회장의 방침도 재확인했다.
포스코는 이와 같은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자체 보유 현금과 향후 5년간 벌어들일 이익금을 활용해 2023년까지 45조원 규모의 투자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2만명을 추가 고용하는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해 인력수급 문제도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경영계획 실천대회에서는 지난 4월 50주년 기념식에서 내놓은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에 다가서기 위한 중간 목표도 제시됐다. 개혁과제 시행 5년 후인 2023년 매출 85조원, 영업이익 7조4000억원(영업이익률 8.7%) 거두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영업이익률 7.6%)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2023년 회사의 위상을 '포춘 존경받는 기업' 메탈 부문 1위, '포브스 기업가치 130위'에 오르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임직원들의 몰입도와 실천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취임 당시 '포스코 100대 개혁과제'를 100일 후께 발표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개혁과제는 그가 취임 이후 회사 안팎으로부터 받아온 '러브레터'형식의 건의사항과 임원들의 개혁 아이디어, 포스코경영연구원(포스리) 자문 교수 등의 의견, 본인의 개혁방안을 현업부서와 토론한 내용 등을 추려 확정한 것이다.
최 회장은 "포스코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차별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며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본연 업무에 몰입해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