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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그 이상' 꿈꾼 포스코 최정우의 공과

  • 2020.09.11(금) 10:41

[워치전망대-CEO&어닝]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년 3월 임기 만료
실적·주가 기대 이하지만 위기대응력 '인정'
사회적책임 강화 불구 물류법인 설립 갈등도

'철강 그 이상의(Steel and Beyond)'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며 출항한 포스코 '최정우 호(號)'가 내년 3월 닻을 내린다. 2018년 7월 시작한 최 회장의 임기가 그때까지다.

지난 2년여 간 최정우 호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격랑 속에서 흔들린 해외 철강사에 비하면 '포스코의 중심'을 지켰다는 평가다. 또 '기업시민'을 내세우며 사회적 책임을 강화했지만 물류회사 분할 과정에선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 관심은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다. 차기에 도전하게 되면 포스코의 승계카운슬(협의회)이 최정우 호의 공과(功過)중 어느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인가도 주목된다.

◇ 실적, 강점이자 약점

지난 2018년 7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 포스코 실적은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숫자'만 보면 실적은 최정우 회장의 '아킬레스건'이다. 포스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4조6218억원, 2018년 5조5426억원, 2019년 3조8689억원 등으로 2018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이다. 취임 첫해인 2018년 실적이 일년 전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최 회장이 그해 7월에 취임한 만큼 온전한 그의 성과로 보긴 어렵다.

작년엔 철강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영업이익이 각각 급감했다. 지난 2분기엔 별도 기준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2018년 최 회장이 내놓은 '100대 개혁과제' 중 가장 앞자리를 차지했던 '2025년 자동차 강판 판매 1200만톤 달성' 계획도 코로나19 탓에 동력을 잃고 있다. 자동차 강판은 마진이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포스코는 2018~2019년 연간 900만톤의 자동차 강판을 팔았다. 하지만 올 상반기 판매량은 310만톤으로, 하반기 목표치(380만톤)를 합치더라도 연간 700만톤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따라 주가도 흘러내렸다. 취임 당시(2018년 7월27일) 32만9000원이던 포스코 주가는 현재 18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말 '마지노선'인 20만원 선이 무너진 뒤 포스코는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잇따라 터진 위기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과 철광석 가격 인상, 공급 과잉 등 악재가 겹친 지난해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US스틸 등 세계적 철강회사들은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반면 포스코는 연결기준 6.0%의 영업이익률을 내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재무통' 출신 최 회장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포스코 재무구조를 개선한 점도 높이 평가받는다. 재고와 매출채권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현금은 최대로 확보했다. 이 덕분에 포스코는 해외 철강사와 달리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아르셀로미탈과 일본제철은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 비용 절감과 '위드 포스코' 가치 충돌

임기중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이자 성과로도 두드러지는 것은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 강화다.

최 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차별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며 '기업시민'으로서 포스코의 역할을 강조했다. 작년 3월 포스코는 기업시민위원회를 설립하고 경제적 이윤 창출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9년 12월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場)' 행사에서 최정우 회장이 특별강연자로 초빙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비즈니스워치

지난 6월 국내기업 최초로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이 재택근무를 할수 있는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가자'고 했지만 물류업계와는 함께하지 못했다. 포스코는 그룹내 분산된 물류사업부를 합쳐 물류통합 운영법인(포스코GSP)을 연내에 출범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포스코 물류를 맡고 있는 물류회사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무통 출신인 최 회장이 비용 절감을 위해 추진 중인 조직 개편이 그가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 '위드(With) 포스코'와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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