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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2018]'역대 최대인데..' 웃지 못한 삼성전자

  • 2019.01.08(화) 11:41

영업이익 58.9조…2년 연속 신기록 경신
반도체 나홀로 독주…4분기 예상 밑돌아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힘으로 지난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성적표를 내놨다. 매출액은 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0% 가까이 늘며 실속을 톡톡히 챙겼다.

 

하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정점을 지나면서 연간 6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는 무산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밑돈 영향이 컸다.

 

지난해 기록한 최대실적보다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연간 매출은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은 58조89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였던 2017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년대비로는 각각 1.6%, 9.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4.2%로 1년전에 비해 1.8%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가 돌풍을 일으킨 2013년 3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뒤 2014년부터 3년간 20조원대 영업이익에 갇혔다.

 

이같은 정체기를 깬 건 반도체였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4차산업 혁명을 맞아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017년 50조원대의 이익을 내며 비약적으로 도약했다. 지난해도 분기별 부침은 있었으나 과거와 견줄 수 없을 정도의 이익창출력을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6.5%에서 2017년 65.6%로 뛴 뒤 지난해는 80% 가까이 치솟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 대부분이 반도체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싸진 반도체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주요 수요처들이 차츰 구매를 미루면서 반도체 고점론이 불거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을 지탱하던 스마트폰 사업도 힘을 못쓰면서 60조원대의 영업이익 실현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는 부품사업의 계절적 비수기와 고객사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은 59조원으로 전기대비 9.9%, 전년동기대비 10.6%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8.5%, 지난해 4분기에 견주면 28.7%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3분기 26.8%에서 4분기에는 18.3%로 뚝 떨어졌다.

이번 4분기 실적은 증권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는 13조원대였지만 최근 추정치가 하향되며 11조원대까지 내려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실제 발표치는 이마저도 소폭 하회했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혼란을 우려해 이번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별도의 설명자료를 만들어 공시했다.

반도체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수요가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출하량과 가격하락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반도체사업의 이익 감소폭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이 3분기 13조원대에서 이번에는 8조원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사업도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성수기 마케팅비용이 늘어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조원대를 기록한 뒤 매분기 이익폭이 줄었다. 4분기에는 1조원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와 소비자가전은 각각 1조원, 6000억원대 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이같은 실적 하향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등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잡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의 경우 메모리 업황 약세가 지속되면서 실적 약세가 전망되지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긍정적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5세대 이동통신·인공지능·전장사업 등의 사업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의 사업부문별 실적은 오는 31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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