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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전대진 체제에 놓여진 과제

  • 2019.02.21(목) 09:58

실적 부진, 노사 대립 등 숙제 산적
대주주 중국 더블스타 지원도 필요해

금호타이어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새 수장을 맞았다. 전대진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이끌 구심점을 찾았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막막하다. 최대주주인 중국 최대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실적 개선, 노사문제 해결 등이 과제로 대두된 상황이다.

전대진 금호타이어 대표

금호타이어는 지난 1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전대진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전대진 대표는 작년 말 김종호 전 회장의 사퇴 후 약 2개월간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았던 인물이다. 1984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금호맨'으로 30년간 생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생산통'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회사를 떠나 있었지만 2017년 김 전 회장과 함께 복귀, 2년만에 금호타이어 수장에 올랐다.

금호타이어가 전 대표를 새 수장으로 앉히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후임자를 찾지 못해 대표직이 무려 2개월간 공석 상태였다. 이대현 전 산업은행 부행장이 낙점되기도 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이현봉 전 넥센타이어 부회장 등 새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외부 영입에 대한 노조의 반발과 회사의 산적한 현안 등을 감안, 내부자로 방향을 틀면서 직무대행을 맡은 전 대표가 최종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전 대표의 선임은 노조는 물론 대주주인 더블스타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순조로운 경영정상화 활동을 위해 전대진 대표 선임을 결정했고 앞으로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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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도 긍정적..지원 이끌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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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대진 체제의 앞길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당장 자금난부터 노사 갈등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일은 더블스타와의 소통이다.

더블스타의 지원만 이뤄지면 자금난 해소와 더불어 중국 유통망 확대에 따른 실적 반등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4월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그러나 아직 매각에 따른 효과는 미미하다. 특히 기대가 컸던 중국 시장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3분기 중국 제조 및 판매 법인에서 낸 당기순손실 규모는 17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액(700억원)의 2배를 넘어선다.

주요 매출처인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금호타이어는 작년 말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유럽 시장 판매 가격 인상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1571억원) 대비 42.7% 감소한 900억원에 그쳤다.

자금난도 여전하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4월 더블스타에 매각되면서 받은 6463억원의 투자금중 5000억원 정도를 이미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500억원 정도가 남아있지만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기엔 버거운 수준이다.

그만큼 대주주의 지원이 절실하다. 더블스타는 중국내 대리점만 무려 4500여개를 보유한 중국 최대의 타이어 업체다. 즉 더블스타의 지원만 끌어낸다면 중국에서 1500개의 대리점을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무려 3배에 달하는 유통망을 추가로 가지게 되는 셈이다.

정점을 치닫고 있는 노사간 대립을 해결하는 것도 전 대표의 몫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해 4월 '경영 정상화 노사 특별 합의안'을 마련, 2년간 임금을 올리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잠시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그러나 양측이 12차 교섭을 거쳐 마련한 2018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회사 정상화 위한 노사실천 합의서 작성, 임금 체계 개선, 단체협약 개정, 설비투자, 타이어 성형 수당 지급, 2019년 생산운영 등)이 지난 14일 부결되면서 노사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지난 1월 자구안을 통해 인력 감축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노사 갈등은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이업 업계 관계자는 "전 신임 대표가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대주주인 더블스타로부터의 지원을 받아내야 하는 일"이라며 "다만 노사간 대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주주가 선뜻 지원을 나서기도 애매한 것인 지금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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