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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의 기다림…SK 스톡옵션 '희비'

  • 2019.03.18(월) 16:30

박성욱 위원장, 하이닉스 스톡옵션 '대박'
SK㈜도 '기대'…SK텔레콤과 희비 교차

2년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특명'을 내렸다. '주가를 올려라.' 그는 2016년에도 계열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며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포문을 연 바 있다.

그해 SK그룹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받았다. 주가가 미리 정한 가격보다 높아지면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받고 되팔아 그 차액만큼 이익을 얻는 일종의 '성과급'이다.

주가를 책임지고 부양해 최고경영자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고 추가 성과급도 챙기란 의미다. 또한 2017년부터 최 회장은 각 계열사 CEO 평가에 주가를 연동했다. 최 회장이 평소 강조한 계열사 '책임경영' 일환이다.

그 스톡옵션 행사 시기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각 최고경영자들은 어떤 성적표를 받았을까.

◇ 박성욱 위원장, 하이닉스 스톡옵션 '대박'

1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 SK㈜ 임원들은 이달말부터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 사내이사이자 전직 SK㈜ 대표였던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이 대상이다. 이들은 총 4만1429주를 행사할 수 있다.

주가가 오른 만큼 두 사람은 상당한 뭉칫돈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스톡옵션 행사금액과 주가 사이 간극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행사할 수 있는 차액보상 방식 스톡옵션은 회사 주가와 스톡옵션 주식 가격의 차액만큼을 현금으로 받는 방법이다.

회사 현재 시세(18일 종가 27만5000원 기준)는 2017년 초(23만원)와 비교해 19.6% 올랐다. 현재 기준으로 조 위원장, 장 사장은 총 2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조 의장이 11억원, 장 사장이 9억2000만원이다.

SK㈜는 전신인 시스템통합업체 SK C&C가 당시 SK주식회사를 2015년 8월 흡수합병하며 출범했다. 합병 효과로 회사 주가는 그해 8월 13일 31만500원까지 올랐다. 다만 자회사 실적 부진 등으로 2016년 12월 말 주가가 22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최 회장이 스톡옵션 발행이란 강수를 든 배경이다.

SK하이닉스에서는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내고 지난해말 자리에서 물러난 박성욱 SK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이 대상이다.

SK㈜, SK하이닉스 스톡옵션 '효자'
SK텔레콤, 실적부진 주가 '발목'

박 위원장은 현 시세(6만7800원 기준)대로라면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받은 뒤 되팔면 19억3000만원의 차익을 누릴 수 있다. 그가 2017년 받았던 18억9000만원의 보수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뛴 덕분이다. 하이닉스는 2017년초 주당 5만원대에서 30% 이상 상승했다. 2017년부터 2년 연속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반도체 호황을 제대로 탔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어닝 2018]SK하이닉스, 40조 팔아 20조 남겼다)

다만 한때 9만원을 넘어 10만원을 바라보던 SK하이닉스 주가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는 박 위원장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 SK텔레콤, 주가 '속수무책'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이달 말부터 스특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그의 주머니에 들어올 돈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박 사장은 SK㈜ 사장직을 떠나 2017년부터 SK텔레콤에 적을 뒀다. 그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 2만2168주를 받고 현 시세(25만2000원) 기준으로 이를 매도하면 1억2000만원의 차익을 본다. 지난 2017년 회사에서 받은 보수 7억8000만원보다 적다.

주가 오름폭이 다른 회사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주가는 지난해 초(22만5500원) 대비 11.8% 올랐다. 이 기간 SK㈜, SK하이닉스와 비교해 상승률이 낮다. 주가가 지난해 11월 30일 29만1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미끄럼을 탄 결과다.

주력인 이동전화사업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구 회계기준으로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실적이 매출 16조9629억원, 영업이익은 1조225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 22% 감소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 등이 영향을 미쳤다. (※관련기사 : [어닝 2018]SKT, 무선사업 부진속 성장동력 찾기)

주력 계열사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시기는 내년에도 찾아온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만3517주(행사가격 20만5760주)를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주가가 19만3000원인 만큼 내년까지 회사 주식 가격이 추가로 상승해야 평가차익을 누린다.

그밖에 정태성 SK하이닉스 낸드개발총괄 대표이사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이동전화 사업부장(부사장), 서성원 SK텔레콤 이동전화 사업부장(사장) 등도 스톡옵션 대상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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