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실적악화에 시달리면서 중국에서 운영중인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조립법인도 고전하고 있다. LCD 패널시장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도 신통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CD 모듈을 조립하는 LG디스플레이 중국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3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32억원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5년 200억원 대비 84.5%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대만 업체 '암트란'과 중국 쑤저우시에 2개 공장을 설립하면서 TV와 모니터용 LCD 모듈 사업을 시작했다. 패널을 외부에서 들여와 여러 부품을 조립해 모듈화시켜 완제품 생산업체에 파는 구조다.
2009년엔 대만 업체 'TPV'와 손을 잡고 샤먼시, 푸칭시에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최근 사업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6년 대만 업체 암트란과 설립한 쑤저우 공장 한 곳의 문을 닫았다. 또한 이 회사는 TPV와 협력해 만든 샤먼시 법인은 그보다 전인 2015년 청산했다. 법인 개수가 2016년 들어 네 개에서 두 개로 반토막 났다.
현지 업체들의 공격적 설비투자로 인한 LCD 패널 공급과잉 여파 때문이다. LCD 패널 납품단가와 완제품 가격이 떨어지니 중간에 낀 모듈업체 수익성도 타격을 받았다.
2010년 1분기 LCD 패널 평균 가격은 2012년 2분기 개당 863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매 분기 하락해 지난해 3분기 500달러로 저점을 기록했다. 2018년 4분기 개당 559달러로 반등했지만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LG디스플레이 중국법인 실적도 맥을 못추게 됐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법인으로부터 얻은 지분법 이익은 총 56억원으로 전년 순손실 총 13억원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2015년에 거둔 200억원과 비교하면 84.5% 감소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최근 50인치 이하 중소형 패널 가격하락이 두드러진다. 문제는 푸칭 법인은 중소형 TV가 주력인 만큼 가격하방 압력이 크다"며 "쑤저우 법인은 여건이 그나마 나은 컴퓨터용 모니터에 집중해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도 LCD 공급이 넘칠 것이 예견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차이나스타, 폭스콘 자회사 사카이도를 포함해 여러 업체가 초대형 패널을 생산하는 공장 가동을 계획 중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도 LCD 사업환경이 불확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법인 실적에도 영향을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본사의 부진한 실적이 중국 법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사업 전반의 실적개선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