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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업종 기상도]디스플레이, 어금니 꽉 깨물어라

  • 2018.12.14(금) 16:30

중국발 LCD 공급과잉 심화
삼디·LGD 험난한 시절 예고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분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비즈니스워치는 신용평가사들의 예의주시하는 산업계의 주요 이슈를 점검했다. [편집자]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의 잔치가 끝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 한해 성적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 훨씬 못 미칠 전망이다. 중국 업체를 필두로 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과잉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름살을 깊게 했다.

내년에도 혹한의 시기를 보낼 전망이다. 삼성, LG 모두 고부가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제품군을 전환하고 있지만 과도기 동안 BOE, CHOT, CEC 판다 등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중국의 맹추격

올해 들어 LCD 패널이 시장에 넘치고 있다. 중국 최대 패널 업체인 BOE가 10.5세대 신규 공장을 가동하며 불을 지폈다. 이밖에 차이나스타, CHOT, HKC도 내년 신규공장을 속속 가동하며 공급과잉이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LCD TV용 패널 평균가격은 올초 220.1달러에서 최근 175.4달러로 20% 가량 떨어졌다.


중국 업체의 OLED 기술 추격전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상반기부터 공장을 가동한 BOE를 필두로 여러 업체들이 OLED 생산을 계획 중이다. LCD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뒤 고부가 제품에까지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BOE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를 제친 뒤 지금까지 LCD 패널 세계 최대 생산 업체로 등극했다.

◇ OLED 뜰 때까지 LCD가 버텨야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얼마 만큼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7조원을 투자해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계획을 밝힌 만큼 '캐시카우'인 LCD의 역할이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LCD 사업 부진으로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벌이는 신통찮은데 막대한 투자를 하다보니 외부차입에 더 의존하게 됐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5조6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말 7조7000억원으로 불과 9개월 사이에 2조원 넘게 늘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내부에서 창출하는 현금규모가 줄어들면 상당 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건 그간 적자를 기록하던 OLED 사업이 올해 3분기 첫 흑자를 냈다는 점이다. 흑자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진출한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온 것이라 OLED 사업에 대한 주위의 우려를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합작법인 조감도.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광저우 OLED 합작 법인을 통해 OLED 공급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이 공장의 제품 생산량은 앞으로 월 6만장에서 9만장까지 확대돼 국내 총 생산량(월 7만장)을 넘어선다.  

아울러 그간 약점으로 거론되던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에도 역점을 둔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 사업장 내 E6 공장을 통해 애플에 중소형 OLED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확보 문제가 남아있지만 합격점을 받는다면 중소형 OLED 분야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독주체제를 깰 가능성도 있다.

◇ "내년 낙관 어려워"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지만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중심으로 대형 패널을 생산 중이다. 중국의 추격 등을 감안하면 OLED로 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생산 라인을 시범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내년 사업환경을 낙관하기 어렵다.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 투자로 패널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이 이뤄지면서 불확실성도 크다"며 "다만 폴더블폰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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