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미국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건설 및 운영하는 첫 번째 대한민국 화학회사로 등극했다.
롯데케미칼은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루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에탄분해설비(ECC), 에틸렌 글리콜(EG)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엔 이낙연 국무총리, 존 벨 에드워즈 루지애나주 주지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사업부문(BU)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등 한국과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5년여만에 이룬 결실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2월 미국 액시올(현 웨스트레이크)와 ECC 합작사업에 대한 기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6년 6월부터 3년여간 공사를 진행했다.
공장 부지규모는 약 102만㎡(31만평)로 축구장 152개 크기다. 신규 공장은 천연가스에서 분해한 에탄을 분리해 에틸렌 연간 100만톤(t), 에틸렌에서 뽑아낸 EG 연간 70만톤을 생산한다. EG는 합성섬유, 페트병 원료 등에 쓰이는 화학 기초원료다.
이 공장은 원료 경쟁력이 강점이다. 셰일혁명으로 가격이 저렴한 가스원료를 현지에서 직접 조달한다. 공장이 위치한 레이크찰스를 비롯한 휴스턴 지역은 세계 최대 정유공업지대로 유럽의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안트워프, 싱포르와 함께 세계 3대 오일허브다. 미국내 오일·가스 생산, 물류거래 중심지다.
롯데케미칼이 국내 화학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화학단지를 건설한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31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이자 한국기업이 미국의 화학공장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미국과 한국에 서로 도움이 되는 투자이자 한미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공장을 가동하면서 화학사의 주 원료였던 납사 의존성을 줄일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값싼 가스원료 사용비중을 높여 유가변동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 안정적 원가 경쟁력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미국 공장 준공으로 롯데케미칼의 전세계 에틸렌 생산규모는 연간 약 450만톤으로 국내 1위, 세계 7위권에 등극했다. 공장은 5월 중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신동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 수준의 석유화학 시설을 미국에 건설 및 운영하는 최초의 한국 석유화학 회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회사 발전은 물론 한국 화학산업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