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는 매출과 손익을 따지는 제품이 아니다. 삶의 재미를 보탤 수 있는 제품이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맥주로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로망을 가진 분들이 선호하리라 생각한다."
LG전자가 가정용 수제맥주 시대를 열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16일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에서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인 'LG 홈브루'를 선보이며 이 같이 말했다.
홈브루는 캡슐과 물을 넣어 수제맥주를 만드는 기기다. 주류회사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맥주시장에 가전회사가 도전장을 낸 셈이라 출시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홈브루가 만들 수 있는 맥주는 5종이다. 영국식 페일 에일(Pale Ale)과 인도식 페일 에일(India Pale Ale), 흑맥주(Stout), 밀맥주(Wheat), 필스너 등 맥주 5종을 취향에 따라 직접 제조할 수 있다.
홈브루는 기다림이 필요한 제품이다. 발효와 숙성과정을 포함해 2~3주가 지나야 5리터의 맥주를 얻을 수 있다. 밀맥주인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며,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맥주인 필스너는 약 21일 걸린다.
송 사장은 "이 제품에 관심을 가질 고객은 일반 고객이 아닌 맥주 마니아"라며 "이들에게는 기다리는 즐거움도 홈브루의 매력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건 소비자들이 가전제품 매장에선 홈브루로 만든 맥주를 직접 맛볼 수 없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주류법상 주류제조 허가가 없어 베스트샵 등 유통점에서 시음행사를 할 수 없다. 이날 출시행사를 영국대사관에서 연 것도 대사관은 국내 주류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제품가격은 3년간의 관리비를 포함해 399만원(일시불)이다. 월사용료를 내는 식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캡슐 패키지는 3만9900원으로 따로 구입해야 한다.
LG전자가 맥주 마니아라는 한정된 시장을 겨냥해 고가의 수제맥주 제조기를 내놓은 건 색다른 시도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의류관리기기 '스타일러'와 홈뷰티기기 '프라엘'도 '설마 되겠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송 사장은 "계속 바뀌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신가전'을 만들 것"이라면서 "5~10년 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선행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