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운항 정시율이 올해들어 크게 높아졌다. 자체적으로 항공기를 추가 투입하고 연결 패턴을 조정하는 노력에 더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T2)로 옮기는 등 운항 환경이 개선된 덕까지 봤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국제선 운항 정시율이 전년 동기대비 11.8% 포인트 상승한 83.8%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체 국제선 운항 4만9166편 중 4만1203편이 정시 출발을 지켰다는 의미다.
운항 정시율이란 계획된 출발시각으로부터 15분 이내에 출발한 운항 숫자를 전체 운항 수로 나눠 산출한 비율이다. 정시율이 높다는 것은 정비와 안전 관리가 철저하고, 항공기 스케줄 운영이 안정적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는 게 대한항공 설명이다.
대한항공의 국내선 운항 정시율도 올 상반기 91.2%(전체 운항 2만6734편 중 2만4383편)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93.7%보다 7.5%포인트 높아진 성적이다.
이와 다른 기준으로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지연율' 역시 크게 낮아졌다. 이 지표는 비행계획서상 이착륙 시간을 기준으로 국내선은 30분 초과, 국제선은 1시간 초과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항공편 비율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8개 항공사에 대한 2019년 2분기 지연율 조사 결과에서 국제선 1.77%, 국내선 6.09%를 기록해다. 이는 전 항공사 중 가장 낮은 것이다. 작년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국제선과 국내선 지연율은 2.71%, 12.9%였다.
세계 항공업계에서 대한항공의 정시율 순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및 공항 평가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스탯츠(Flightstats)'가 파악한 정시율(계획 도착시간 이후 14분 이내 도착) 집계에서 대한항공은 80.4%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작년 상반기 이 집계에서 70.3%를 기록, 전세계 항공사 중 34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순위가 13위로 21계단 뛰었다. 특히 6월만 보면 대한항공 정시율은 81.9%로 세계 항공사 중 7위의 실적을 올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운항 정시율이 크게 높아진 이유는 정시성을 위한 전 부문에서의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항공기 연결로 인한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공기를 추가 투입해 운영상 여유를 도모했고 항공기 연결 패턴도 현실적으로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항공기 연결로 인한 국제선 지연 운항 건수는 올해 상반기 국제선 1151건, 국내선은 910건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 51% 감소했다.
외부 여건의 개선도 정시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인천국제공항 확장으로 대한항공이 제2터미널로 이전하면서 주기장 대기 시간이 줄어든 것이 큰 요인이다. 플라이트스탯츠 기준 올 상반기 인천공항 정시율은 79.5%로, 전년동기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지난해 5월 말부터 동남아 항로, 12월초부터는 중국 항로가 각각 복선화하면서 관제와 관련된 지연도 34%(작년 상반기 622건 → 올해 상반기 4100건)으로 낮아진 것도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의 정시율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