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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박삼구·박현주 회장 '10년 애증史'

  • 2019.09.15(일) 10:00

미래에셋대우, 아시아나항공 M&A 참여
박삼구·박현주 회장, 애증 관계 '재조명'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하면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간의 애증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꽤 불편한 사이로 알려져 있지만, 두 박 회장은 한때 매우 친했습니다. 나이차는 좀 났지만, 광주 제일고 동문에 호남 출신 기업가라는 공통점으로 둘은 오랫동안 막역했습니다. 적어도 둘 사이에 돈 거래가 있긴 전까지 말이죠.

지난 2006년 박현주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의 대우건설 인수를 돕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선 바 있습니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장의 만류에도 말이죠. 두 사람 간의 신뢰가 어느 정도 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08년부터 급격히 틀어졌습니다. 역시 돈 문제였죠.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인수에 함께 따라 나선 미래에셋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금 손실을 보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불편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인수구조는 대략 이랬습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 등 여러 FI와 공동 인수단을 꾸렸죠. FI들이 대우건설 지분을 사주는 대신, 향후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보유한 주식을 금호아시아나가 되사주는 이른바 풋옵션 계약을 맺었습니다.

미래에셋의 든든한 지원 하에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손에 넣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시장의 우려대로 대우건설 주가가 급락을 거듭한 것입니다. 당연히 FI들의 보유 지분 가치는 떨어졌고, 옵션 만기가 다가올 수록 이를 되사야하는 금호아시아나도 점차 자금 압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돈이 없어 풋옵션을 되사줄 수 없었던 금호아시아나는 결국 2008년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합니다. 산업은행, 미래애셋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대우건설 풋옵션을 보통주로 바꾸어주는 출자전환에 합의한 것이죠.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금호산업 지분 11.6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됩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차례의 증자와 감자를 반복합니다. 당연히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의 손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었죠. 잃은 건 돈 뿐만이 아니였습니다. 미래에셋을 믿고 함께 투자한 다른 투자자들의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미래에셋그룹은 물론 박현주 회장에 대한 평가도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됩니다.

결국 박현주 회장은 칼을 빼들었습니다. 최대주주의 지위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 정상화를 명목으로 주요 계열사 매각을 요구한 것이죠. 계열사 하나하나에 애착이 강했던 박삼구 전 회장에게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였습니다. 하지만 박삼구 전 회장 역시 채권단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금호산업 매각을 결정하게 됩니다. 다소 불편하기만 했던 둘의 사이는 이때를 기점으로 완전히 틀어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잠잠해진 듯 보였던 두 사람의 갈등은 2015년 다시 정점을 찍었습니다. 박삼구 회장이 다시 금호산업을 되찾는 과정에서 미래에셋이 포함된 채권단이 매각가를 높게 올려놨기 때문이죠. 당시 박 전 회장은 금호산업을 7000억원에 사들이려 했지만, 채권단은 1조원까지 제시했습니다.

오랜 갈등 끝에 박 전 회장이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했지만,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금호타이어 인수 실패로 금호재건은 물 건너갔고,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난은 갈수록 악화됐죠. 그 결과 박 전 회장은 지난 3월로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직에서 내려왔고, 아시아나항공을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맞이하게 됐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 입장에선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많은 돈을 지출하게 한 박현주 회장에게 서운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박현주 회장 역시 투자금 손실을 겪게 한 박 전 회장이 좋을리는 없겠죠.

시장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M&A를 두고 다시 만난 두 박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어떤 새주인을 만나게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확실한 건 두 회장의 화해는 당분간 더 힘들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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