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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위닝' 잘하면 회사에서 상까지 준다고?

  • 2019.10.29(화) 13:18

현대모비스, 사내 게임대회로 '업무 활력'
'워라밸' 시류 맞춰 일맛 나는 회사 만들기

"아니 일은 안하고 게임만 했나?" 취미도 회사에서는 타박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업무와 상관 없는 일을 남들보다 잘 하는 게 동료, 선후배들 사이 드러나기라도 하면 괜한 핀잔을 피하기 어려웠다. 인터넷 게임도, 골프나 당구 같은 운동도 그래서 회사에서는 썩 자랑할만한 장기가 아니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현대모비스 전장시험팀의 김동국 매니저는 같은 실 소속 선후배들과 함께 지난 7월 회사로부터 상을 받았다. 이들이 수상한 상은 신공법 개발이나 성과 조기 달성 등 업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모비스 스타대회(MSL, Mobis Star League)' 우승 상이었다. 김 매니저는 부상으로 게임기도 받고 프로게이머와 1대1 이벤트 게임을 즐기는 행운도 가졌다.

현대모비스가 개최한 사내 게임대회 현장/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요즘 기업들은 직원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의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직원을 자리에 오래 붙잡고 있는 것이 높은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일과 삶의 양립을 나타내는 '워라밸'을 추구하는 시류에 기업들도 발을 맞추고 있다.

직원들 개개인이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몰두해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개인과 회사 모두에게 최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요즘 기업들이 받아 안은 숙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6월말부터 한 달 간 전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회사생활에 활력소를 제공함으로써 업무 환경을 새롭게 환기하는 기회를 가지려 한 것이다.

'모비스 스타리그'는 64강 예선부터 시작했는데 참가 접수를 받은 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64팀이 마감될 만큼 전사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협업과 단합에 목적이 있는 만큼 팀원은 같은 실 소속 구성원으로 제한했다.

4강부터는 모든 직원들이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사내 메신저를 통해 생중계했다. 중계를 맡은 캐스터와 해설자도 내부 직원들 중에 선발해 임직원들의 관심과 흥미를 더욱 높였다. 결승전 중계는 실제 프로 스타리그를 중계했던 박창현 캐스터와 인기 프로게이머 이윤열 선수가 해설로 호흡을 맞췄다.

현대모비스가 개최한 사내 스타크래프트 대회 리그 준결승전 현장/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지난 3~4월에도 축구 게임인 '위닝 일레븐' 대회를 개최했다. 이 때도 예상을 넘어선 뜨거운 반응을 받아 상품, 이벤트 등 규모를 더욱 키워 두 번째로 스타리그를 마련했다. 또 조만간 세 번째 게임 대회인 '캐치마인드' 대회를 연다. 출제자가 제시어를 보고 그림을 그리면 참가자들이 제시어를 맞추는 퀴즈 게임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일할 때는 업무에 몰두하되 쉴 때는 확실하게 재충전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철저한 근무시간 관리를 통해 직원들 개개인의 워라밸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이 더 수월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환경도 바꿔 가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들이 매일 원하는 자리를 선택해 앉는 '좌석선택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업무 공간도 직급에 따라 좌석을 배치한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발상이다. 현대모비스는 또 직원들이 또 다른 팀과 열린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사무실 사이사이 협의 공간도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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