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핵심 사업인 반도체 개발 현장에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2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1나노=10억분의 1) 공정기술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 사장단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전략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를 반도체 개발 현장에서 시작한 것은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목표를 다시 한번 임직원과 공유한 차원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이 2018년 정점을 지난 뒤, 작년 업황과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했던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는 뜻으로 읽힌다. 3나노 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3나노 반도체는 최근 공정 개발을 완료한 5나노 제품에 비해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GAA(Gate-All-Around)'이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4월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새해 첫 경영 일정을 소화하면서 동반성장의 의지도 다졌다. 그는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