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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OIL 알 카타니, 구조조정 '고삐' 더 조일까

  • 2020.04.02(목) 11:10

현장 경험 '잔뼈'…재무 등 관리도 '능숙' 평가
구조조정 등 개혁 의지...실적악화속 역할 주목

정유사는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 불린다. 높은 연봉에 긴 근속연수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대규모 설비로 벌어 들이는 막대한 수입, 민간과 산업계에서 꾸준한 수요 등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한 덕분이다. 그덕에 매년 국내 정유 4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임직원 연봉은 민간 기업 상위권에 매년 자리했다. 

그중에서도 S-OIL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임직원 평균 연봉이 2017년과 2018년 각각 1억2076만원, 1억3760만원으로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임직원 평균 근속연수도 16.1년으로 가장 길다. 정유업계 특유의 고연봉에 ‘석유 부국’ 사우디의 장기고용 시스템이란 장점이 이식됐다는 부러움까지 나올 정도였다. S-OIL은 사우디 국영 세계 최대 화학사 아람코가 최대주주다.

하지만 좋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033만원으로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뒤를 이어 3위로 곤두박질쳤다. 봉급 감소율은 19.8%로 업계 평균 11.8%를 웃돌았다. 지난해말 기준 근속연수는 여전히 17.2년으로 업계에서 가장 길지만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 조짐 중심에는 지난해 선임된  최고 경영자(CEO) 후세인 에이 알 카타니(Hussain A. Al-Qahtani)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S-OIL의 여섯 번째 외국인 CEO다.

◇ 현장형에 접목된 ‘관리 안목’

후세인 에이 알 카타니 S-OIL 대표이사

그간 S-OIL 대표이사 선임은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전 대표가 마케팅, 재무 등 기반 다지기에 중점을 둔 '관리형' 인사였다면 다음 인사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등 '현장형'이 임명되는 식이다. 통상 완공까지 3~4년이 걸리는 정유와 화학설비 착공을 결정하고 그 후임자가 이를 관리하도록 하면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어서다.

최근에도 이같은 조짐을 보였다. 2008년부터 2012년초까지 4년간 CEO를 맡은 아흐메드 에이 알 수베이 전 대표는 공장 운영 최적화, 마케팅 역량 강화 등 관리형 리더 면모를 보였다. 그 다음 부임한 나세르 알 마하셔 전 대표는 2015년 5조원을 투자해 '단군 이래 최대 플랜트'로 불렸던 울산 복합화학설비(RUC·ODC)을 시작했다.

바로 직전 대표이사였던 오스만 알 감디 전 대표는 플랜트 프로젝트 매니저(PM)를 한 경험으로 RUC·ODC를 2018년 안정적으로 완공하는데 일조했다.

이에 비춰보면 알 감디 전 대표 다음 타자로 알 카타니 대표가 오는 건 자연스런 수순이다. 정유·엔지니어링 감독관, 사우디 얀부 정유공장 매니저, 아람코 공정제어시스템 헤드 등 그의 여러 이력은 소위 ’기름밥’을 먹었다는 현장에 가깝다. S-OIL은 마침 RUC·ODC에 이어 두번째 대규모 화학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다. 2024년까지 울산에 7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이다. RUC·ODC 뒤를 이은 2단계 투자 일환이다.

다만 그는 S-OIL 취임 직전부터 '비효율적 조직 문화' 등 회사 체질개선 등에 관심을 가졌다고 알려진다. 그의 이력과 다소 궤를 달리하는 최고 재무책임자(CFO)적 관리자 면모다. 업계 관계자는 "알 카타니 대표는 사우디 쉘 정유회사(SASREF) 대표 등을 역임하며 현장은 물론 회사 조직 전반에 정통하다"고 말했다.

◇ 확장과 관리 ‘두 마리 토끼’

알 카타니 대표가 상반될 수도 있는 두 가지 면모를 지녀야만 하는 것은 녹록치 않은 회사 환경과도 연결된다.

S-OIL은 지난해 2분기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4492억원으로 2년 연속 1조원대를 밑돌았다. 정유업계 임직원 평균 연봉 1위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유는 여럿이다. 미국과 중국업체들로 인한 정유와 화학제품 공급과잉,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약세 등 수급 양 측면이 타격을 받아서다.

올해도 상황은 좋지 못하다. 정유사 수익성 지표로 석유제품 판매가에서 운송비 등을 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1월 배럴당 0.4달러로 전월(-0.1달러)보다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2월 3달러, 3월 0.5달러로 부진하다.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5달러대에 한참 못 미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항공, 차량 등 운송수요 감소도 부정적 요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OIL이 올해 1분기 2804억원의 영업적자를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알 카타니 대표에게 다방면에 정통한 '만능 최고 경영자'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단계 화학 투자로 인한 대규모 지출이 예고된 상황속에서 비어가는 곳간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실적악화를 반영해 S-OIL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상황에서 외부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S-OIL을 포함해 정유사들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수급요인 악화라는 일시적 현상에서 더 나아가 사업 경쟁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업체들이 정유와 화학 제품 국산화에 나서고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첫 화학 플랜트 울산 나프타 분해설비(NCC) 1공장 폐쇄와 포장재 등 고부가 제품 집중,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정유공장 가동률 조정 등으로 보릿고래를 힘겹게 넘고 있다.

실제 알 카타니 대표 취임 후 S-OIL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S-OIL은 인사제도 설명회에서 희망퇴직 계획안을 설명했다. 실제 희망퇴직이 이뤄진다면 창사 1976년 이래 처음으로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이 실행된다. 취임 전부터 부장급 적체 등 인력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회사 구조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알려진 알 카타니 대표의 첫 체질개선 계획으로 보인다.

S-OIL은 실제 희망퇴직이 실행되진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시도가 조직 전체에 주는 메시지는 명확한 상황이다. 알 카타니 대표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후에도 다른 카드들을 꺼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의 행보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알 카타니 대표이사 약력>                                                                      
국적 : 사우디아라비아
경력 :
- 2003~2006 정유/엔지니어링 감독관
- 2007~2010 사다라케미칼컴퍼니 생산디렉터(SADARA Chemical Company)
- 2010~2012 원유 수급계획 매니저
- 2012 얀부(Yanbu) 정유공장 매니저
- 2013~2015 사우디 아람코 공정제어시스템 헤드
- 2015~2016 사우디 아람코 국내 Joint Venture 관리 디렉터
- 2016~2019 사우디 쉘 정유회사 (SASREF) 대표이사
- 2019.6.13~ S-OIL주식회사 대표이사 CEO
학력
- 사우디아라비아 킹파드석유광물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
- 스위스 경영대학원 국제경영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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