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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 산업은행 움직일까?

  • 2020.04.17(금) 11:32

HDC·금호, 거래 종결일 6월말...기업결합심사 전제
HDC, 인수조건 재협상 등 산은 압박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M&A 관련,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구주 납입을 통한 거래 종결 기한을 6월말까지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기한내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는데  이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거래 종결일을 최대 12월말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 등이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한 가운데 마지막 관문인 러시아가 늦어도 다음주 안으로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HDC현산은 6월말까지 구주대금을 완납해야 한다.

하지만 HDC현산은 최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유증 납입일을 기약없이 미루는 등 M&A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지만, 사실상 딜을 주도한 산업은행에 추가 지원 혹은 인수 구조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을 떠안은 산은으로선 일단 2개월 안으로 HDC현산의 요구에 응하든, 거절하든 답을 내야하는 상황이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과 금호산업은 지난해 12월27일 아시아나항공 M&A에 대한 SP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구주 납입을 통한 거래 종결 기한을 본 계약 체결후 6개월 이내로 정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은 오는 6월 27일까지 구주대금을 금호산업에 완납해야 한다.

다만 양측은 기업결합 심사를 해당 기한내 완료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대신 기한내 심사를 받지 못하면 거래 종결일을 SPA 체결일로부터 딱 1년 후인 올해 12월 27일까지로 연장한다.

앞서 HDC현산은 올해 초 한국을 포함한 중국,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주베키스탄, 터키 등 해외 6개국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의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한 가운데 러시아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안으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M&A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등 공식적으로 알려진 곳 외에 다른 국가들도 기업심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번 결합심사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HDC현산은 6월27일 이내로 구주 대금을 금호산업에 지급해야 한다. HDC현산이 내야 할 구주대금은 총 인수금액 2조5000억원 가운데 3228억원 수준이다. 남은 2조1772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시간은 촉박한 데 HDC현산은 지난 7일 예정된 1조466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 기일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M&A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더욱이 유상증자 납입일을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는 날' 등으로 모호하게 수정하면서 시장내 인수 포기설을 불러 오기도 했다.

HDC현산측은 '코로나 19' 여파로 외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져 유증 납입일을 불가피하게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HDC현산의 이같은 태도 변화를 아시아나항공 M&A 협상을 주도한 산업은행을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본계약 체결 당시만 해도 예상 못한 '코로나 19'라는 변수로 자금 부담이 가중된 만큼 산은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 추가 지원이나 인수 구조 재검토 등을 얻어내려는 하나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인수 구조로는 HDC현산이 짊어져야 할 재무적 부담이 상당한 만큼 배수진을 쳐서라도 산은과의 재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려는 의도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HDC현산은 최근 산업은행에게 아시아나항공 M&A 관련,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요구 사안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은의 책임을 강조하며 재협상 수준의 인수조건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로지 기존 체결된 조건에 따라 거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항공업 전체에 대한 지원은 검토 중이지만, 핀셋 지원에 대해선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5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HDC현산이 영구채를 채권단 지분의 주식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산은이 종국엔 HDC현산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DC현산이 인수 철회 의사라도 밝힐 경우 산은이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다고 해도 2500억원의 계약금을 떼이는 선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코로나에 따른 현재 항공업의 위기, 아시아나항공의 자체적인 높은 재무 부담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인수를 철회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반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라는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더욱이 HDC현산만큼 인수 의지가 강한 원매자를 찾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현재의 항공업 환경에서 딜을 다시 원점에서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으로 협상 주도권이 HDC현산으로 넘어갔다"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결국 산은이 현산의 요구에 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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