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셋’은 폼 나는 조합이다. 삼총사, 트리오, 3인방, 삼각편대 등 유독 숫자 ‘3’을 지칭하는 단어가 달리 많이 쓰이는 게 아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른바 ‘SKY’ 또한 달리 이름 앞에 ‘명문’이란 두 글자가 붙는 게 아니다. 5대 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출신 대학을 보더라도 ‘SKY’가 절반을 훨씬 넘을 정도니 말 다했다.
6일 비즈니스워치 교육 전문 섹션 ‘에듀워치’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출신 대학(학부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총자산(별도기준) 5000억원 이상 계열사들의 대표이사(경영실권자 및 부문대표 포함) 중 확인 가능한 140명이 이번 조사 대상이다.
‘SKY’ 출신 CEO는 전체의 55.0%를 차지했다. 총 77명이다. 최고 명문대 답게 서울대가 전체의 24.3%(34명)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4명당 1명은 서울대를 다닌 CEO라는 뜻이다. SK CEO가 15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삼성 7명, 현대차·LG·롯데 각각 4명이다.
면면 또한 화려하다. 삼성은 서울대 전자공학도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 삼성전자의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수장(首長)이다.
SK에서는 지주회사 SK㈜의 장동현 사장이 꼽힌다. 이에 더해 SK의 3대 주력사 중 SK텔레콤을 제외한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 등 핵심 계열사는 서울대 동문 일색이다.
사주(社主) 일가로서 경영일선에서 활약하는 이도 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맏사위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SK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계열의 경영 실권자(實權者)다.
‘넘버2’들도 있다. 2018년 6월 LG 4세 구광모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2인자’로 급부상한 권영수 ㈜LG 부회장이 있다. 2015년 ‘형제의 난’ 이후에도 롯데 신동빈 회장을 굳건히 지켜온 ‘가신’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도 서울대를 졸업했다.
진용을 놓고보면 고려대도 이름값을 한다. 전체의 17.1%, CEO 24명으로 서울대 뒤를 잇고 있다. SK는 타그룹에 비해 고려대를 졸업한 CEO들도 많다. 도합 9명이다. 롯데 7명, 현대차 4명, 삼성과 LG가 각각 2명이다.
SK의 총수 최태원 회장이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물리학을 전공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최 회장의 ‘믿을맨’으로 유명한 SK의 대표적인 고려대 라인이다. 최 회장의 3년 후배다.
명실상부 현대차의 후계자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마찬가지다. 작년 3월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에 이어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의장직까지 승계했다. 부친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재계 1위의 경영 대권을 물려받는 일은 이제 시간이 해결할 일이다
삼성물산 이영호 사장, 삼성화재 최영무 사장, SK건설 임영문 사장, SK케미칼 전광현 사장, LG CNS 김영섭 사장, 롯데제과 이영호 사장, 롯데케미칼 이영준 대표 등이 고려대 출신들의 면면이다.
상대적으로 연세대는 서울대는 물론 ‘사학(私學)의 맞수’ 고려대에도 가려지는 모양새다. 연세대 출신 5대그룹 주요 계열사 CEO는 전체의 13.6%(19명) 수준이다.
삼성이 7명으로 가장 많다. 삼성의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째 여동생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존재감을 확인시킨다. 아동학을 전공했다. 삼성물산 고정석 사장,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에스원 노희찬 사장 등이 삼성에서 활동 중인 연대 동문이다.
삼성 다음으로 연세대 출신 CEO가 많은 곳은 SK로 4명이다. 최태원 회장, 장동현 사장과 함께 SK 지주회사 ㈜SK의 각자대표로서 C&C부문을 주도하는 박성하 사장과 SK건설의 안재현 사장 등이 있다.
다음으로 기아차 송호성 사장, 현대위아 김경배 사장 등 현대차 3명,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 LG상사 윤춘성 사장 LG헬로비전 송구영 사장 등 LG 3명이다. 롯데는 호텔롯데 김현식·최홍훈 대표가 연세대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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