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전기차 EV6를 사전예약한 개인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온라인 예약'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내에서의 차량 판매 방식도 영업점 기반에서 벗어나 테슬라와 같은 온라인이 대세가 될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기아에 따르면 EV6는 지난 3월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40여일 만에 총 3만대가 사전예약됐다. 예약 물량이 올해 생산목표(1만3000대)의 2배가 넘어서자 기아는 사전예약 마감일을 이달 30일에서 14일로 앞당겼다. 예약 판촉을 조기 마감한 것이다. EV6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아의 신차다.
특히 EV6 사전예약 결과, 개인 고객의 절반 이상인 54%가 온라인으로 예약을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EV6를 출시하면서 기아 영업점과 함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을 진행했는데 개인 소비자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방식을 더 선호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 구매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에 전기차 열풍을 일으킨 테슬라는 2019년 '오프라인 아웃'을 선언했다. 자동차 딜러나 영업점 등의 중간 유통과정 없이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팔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는 국내에서도 100% 온라인으로 차를 판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100% 오프라인 판매망(직영점, 대리점)을 이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부터 인도 등 해외에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시작했지만 국내는 도입하지 않았다. 영업직 노조의 반발 탓이다.
지난 3월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판매지회는 "EV6 인터넷 사전예약은 영업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 사전예약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사측과 노조는 온라인으로 사전 수요만 조사할 뿐 판매하지는 않겠다는 협의를 보고, 사전예약에 들어갔다. 앞서 출시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영업점을 통해서만 사전계약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온라인 사전예약이 절반이 넘었다는 것은 굉장히 높은 수치"라며 "현대차그룹이 구조적 난관 탓에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