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SK텔레콤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권한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사회가 신규 대표이사 후보자 추천을 비롯해 선임은 물론 연임 여부 검토 및 보상 규모까지 심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향후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한 투자전문법인의 대표이사로 지금의 박정호 대표를 새로 선임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며 회사 경영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대표이사 선임 등 경영 전면에 나선다. 기존에는 SK그룹 차원에서 대표이사 후보자를 추천했다면 앞으로는 이사회가 후보자를 추천하고 주총을 거쳐 최종 선임 및 평가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이사회 권한이 한층 강화된 것이며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수행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인사보상위원회를 비롯한 5대 위원회를 운영키로 했다.
사외이사 3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하는 인사보상위원회는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 후보자 추천을 비롯해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 검토와 보상 규모의 적정성을 심의한다.
이 외에도 미래전략과 사외이사후보추천, ESG, 감사위원회를 각각 운영해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5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하는 미래전략위원회는 연간 경영계획과 핵심성과지표(KPI)를 승인 및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외이사 2인과 대표이사 1인으로 구성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관리하고 최종 후보를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도록 규정에 명문화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앞서 박정호 대표는 올 3월 정기 주총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더 많은 인정과 지지를 얻기 위해 선진 거버넌스를 확립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강화한다고 밝힌 이후 준비 과정을 거쳐 이번 이사회 개편안을 완성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인적분할 추진을 공식화하고 주력인 유무선 통신회사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및 뉴 ICT 자산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재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골격을 바꾸기로 하면서 ICT 투자전문회사를 새로 세우기로 했는데 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문가' 박정호 대표이사가 이 회사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내로 의사회 의결 및 주주총회 등을 거쳐 연내 분할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