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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천재교육 2세 개인기업 AP컴퍼니의 ‘매직’

  • 2021.06.01(화) 07:25

<에듀리치> 천재교육③
2010년 돌연 1대주주 최용준→최정민
배당 176억…2015년부턴 몸집 불리기  

1840억→1340억원 vs 352억→3230억원. 129억→124억원 vs 38억→414억원. 천재교육그룹 소속 천재교육과 에이피(AP)컴퍼니의 2009년과 2020년 전체계열의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다. 11년새 뒤바뀐 두 계열사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발아래 있는 계열사수도 ‘1개사 vs 7개사’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한 수 위’다. 원래는 최용준(79) 창업주가 모두 직접 소유했지만 지금의 에이피컴퍼니는 2세 경영자 최정민(51) 회장의 손에 쥐어져 있다. 2010년 후계자를 에이피컴퍼니 대주주로 올린 뒤 모태 천재교육을 자양분 삼아 2세 소유 계열사들의 몸집을 키워 온 대물림 작업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졌다는 뜻이다.

앞서 ‘<에듀리치> 천재교육 ②편’에서 보듯 천재상사는 후계자의 승계 재원 확보와 모태기업 천재교육 갈아타기 용도로 활용했다면 에이피컴퍼니는 가업세습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관련기사 ①천재교육 가업세습 해법…가히 ‘천재’(5월30일) ②2세 경영자 최정민, 천재교육 갈아타기 ‘신공’(5월31일)

천재교육이 반쯤 깔아준 에이피컴퍼니

에이피컴퍼니는 천재교육 계열 중 천재문화(1986년 4월·2015년 7월 해법에듀에 흡수합병) 다음으로 만들어진 계열사다. 1991년 11월 설립된 ‘오양인쇄’가 전신이다. 2000년 4월 ‘프린피아’에 이어 2018년 12월 ‘에이피로지스틱스’를 거쳐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사명 변경에서 알 수 있듯 에이피컴퍼니는 원래 천재교육이 발행하는 교과서 및 참고서, 출판물 등의 인쇄를 담당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6년부터는 계열 물류사업도 벌였다. 달리 말해 천재교육이 자리를 깔아줬다는 의미다.

수치가 보여준다. 확인할 수 있는 바로는, 2005년 천재교육 매출 비중이 88%나 됐다. 차츰 매출처 다변화로 축소되기는 했지만 2017년에도 천재교육 43% 등 계열 비중이 53%로 절반을 넘었다.

원래 소유주는 최 창업주였다. 지분 72%로 압도적이었다. 이외 28%는 창업주의 1남1녀 중 장녀 최유정(53) 전 천재상사 감사 몫이었다.

부녀(父女) 지배체제에 변화가 생긴 건 2010년. 장남 최정민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41%를 넘겨받아 1대주주로 부상했다. 2012년에는 부친 11%, 누나 28% 합계 39%를 건네받아 80%로 확대했다. 2017년에는 창업주의 나머지 20%도 소유, 마침내 1인주주가 됐다. 

3년 연속 적자→한 해 63억 흑자 변신

흥미로운 점은 최 회장이 1대주주로 올라선 뒤의 일이다. 에이피컴퍼니가 2010년을 기점으로 ‘깜짝쇼’를 펼친다. 결과적으로 창업주가 공들여온 대물림 작업의 도화선이었으니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에이피컴퍼니는 2000년대 실적이 좋은 편이 못됐다. 본체를 보면, 매출은 무난했지만 수익성이 문제였다. 매출이 2004년 109억원에서 2009년 352억원으로 늘어난 사이 순익은 2007~2009년 21억~53억원 적자를 냈다. 결손금 59억원으로 38% 자본잠식에 빠졌다. 

달라졌다. 2010년 순익흑자로 반전한 뒤 2017년까지 매년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뿐만 아니라 적게는 42억원, 많게는 115억원 한 해 평균 63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출 또한 확대일로 속에 2017년 627억원을 찍었다. 

(참고로 에이피컴퍼니는 2018년 12월 인쇄(프린피아)·2020년 4월 물류(에이피로지스틱스) 등 기존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이런 이유로 2018년 이후로는 본체 매출은 점점 줄어 작년에는 3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축소됐다.) 

즉, 2010~2017년 상황을 보면, 에이피컴퍼니는 천재교육을 위시해 계열사들이 반쯤 자리를 깔아주는 사업구조는 변함이 없었지만 주인이 창업주에서 2세로 바뀌자 180도 다른 경영성과를 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다보니 최 회장이 41%→80%→100% 지분 확대 과정에서 증여세 부담이 생겼을 테지만 걱정할 게 못됐다. 에이피컴퍼니를 통해 176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손에 쥘 수 있어서다. 

(2004~2012년 천재상사 1대주주로 있으면서 챙긴 47억원과 뒤편에서 언급하겠지만 2007~2011년 최대주주였던 해법에듀 34억원을 합하면 3개사 배당금이 총 257억원이다.)

에이피컴퍼니는 2011년 결손금을 모두 해소하고 나자 이듬해부터 배당에 나서기 시작했다. 매년 15억~30억원을 풀었다. 최 회장이 1인주주로 부상한 2017년에는 무려 100억원을 쥐어줬다. 2012~2017년 총 195억원에 달했다.

후계자를 에이피컴퍼니의 절대주주로 올리게 되자 이제 몸 만드는 일만 남았다. 2015년 기술 들어간다. 에이피컴퍼니의 해법에듀 인수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천재교과서가 타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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