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인 G밸리(구로·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SK V1 AP타워’. 지하철 1호선 독산역에서 도보로 약 2분 거리의 역세권에 자리 잡고 있는 대형 오피스빌딩이다.
▷관련기사 ①천재교육 가업세습 해법…가히 ‘천재’(5월30일) ②2세 경영자 최정민, 천재교육 갈아타기 ‘신공’(5월31일) ③천재교육 2세 개인기업 AP컴퍼니의 ‘매직’(6월1일) ④천재교과서에 숨겨진 세습 기술(6월2일)
‘SK V1 AP타워’로 대박 친 AP이노베이션
땅주인이자 시행사가 최용준(71) 천재교육 창업주의 후계자 최정민(51) 회장의 지배 아래 있는 에이피(AP)이노베이션이다. 최 회장이 1인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에이피컴퍼니의 100% 자회사다. 2018년 3월 8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SK V1 AP타워는 대지면적 8832㎡(2672평)에 연면적은 6만6645㎡(2만160평)다. 지하 3층, 지상 20층짜리다. SK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오는 10월 준공 목표다. 현재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잭팟’이 터졌다. 총분양수익 예상액이 1890억원으로 2019년 5월 분양에 나선이래 작년 말 84%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에이피이노베이션이 분양수입으로 2019년 86억원에 이어 지난해 851억원의 매출을 올린 배경이다. 영업이익은 작년에 220억원을 벌어들였다.
한데, 원래 토지 소유주는 천재교육이었다. ‘홍반장’이 이번엔 R&D센터가 있던 부지를 2018년 5월 392억원을 받고 에이피이노베이션에 넘겼다. 에이피이노베이션이 설립된 지 2개월 뒤다. 즉, 에이피이노베이션이 대박을 친 원초적인 배경에는 천재교육 소유의 땅이 후계자의 지배 아래 있는 계열사로 넘어간 숨은 ‘딜’이 있었다.
가업세습 마지막 한 수 남은 창업주
현재 에이피컴퍼니 계열은 2세 경영자 최정민 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다. 최 회장의 발아래 에이피컴퍼니를 꼭짓점으로 천재교과서, 해법에듀에 이어 에이피이노베이션까지 알짜 계열사들이 포진한 양상이다.
여기에 2018년 12월, 2020년 4월 물적분할로 쪼갠 프린피아나 에이피로지스틱스의 인쇄․물류사업이란 것도 본디 천재교육 등 계열사를 기반으로 에이피컴퍼니 본체에서 해온 노난 사업이었다.
분할된 뒤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프린피아는 작년 405억원 매출에 1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내부매출이 천재교육(121억원), 천재교과서(74억원) 등 215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53%로 절반이 훌쩍 넘는다.
에이피로지스틱스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천재교육(41억원), 해법에듀(15억원), 천재교과서(11억원) 등 계열사들로부터 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112억원)의 62%나 된다. 이를 통해 21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었다.
금융업에도 손을 댔다. 에이피컴퍼니와 천재교육이 각각 51%(102억원), 49%(98억원) 출자해 자본금 200억원으로 신기술사업금융사 브이에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게 2019년 4월이다.
2020년 총자산 3090억원 vs 2350억원. 2세 경영자 최 회장을 정점으로 한 에이피컴퍼니 계열의 몸집이 창업주가 주인으로 있는 천재교육 계열을 압도하고 있는 이유다. 매출(3230억원 vs 1340억원)은 2배, 영업이익(414억원 vs 124억원)은 3배를 훨씬 웃돈다.
최 창업주의 드라마틱한 승계 작업의 여정은 어느덧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2018년 5월 후계자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주며 경영 대권을 넘겨준 것도 대물림의 끝이 보이는 데 따른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천재교육 계열만 최 회장에게 넘기는 일만 남아있을 뿐이다. 방식에 대한 관측은 현 수준에서 무의미한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한 시간을 살피고 있고,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