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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폭설 속 차선 알아보는 법

  • 2021.06.07(월) 15:56

내부공개 '인공지능 적용 사례집' 살펴보니
딥러닝으로 노면인식…에어백 설계도 단축

현대모비스가 최근 인공지능(AI) 적용 사례를 묶은 사내용 사례집을 발간했습니다. 실제 경영현장에 AI가 적용된 40여건의 사례가 담겼죠. 아쉽게도 외부로 공개하진 않았는데요, 회사 관계자를 통해 사례집에 어떤 내용이 실렸는지 알아봤습니다.

/ 사진 = 현대차그룹 제공

우선 전방 카메라의 노면 인식에 딥러닝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AI의 한 분야인 딥러닝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심층학습을 말하죠. 학습 대상은 자동차에 장착된 전방카메라가 찍은 방대한 영상입니다. 현재 전방 카메라 기술만으로는 겨울철 폭설 상황에서 차선 구분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도로와 방지턱을 구분해 인지하기도 어렵다네요. 하지만 수집된 방대한 영상을 딥러닝으로 학습시키면 눈, 자갈, 일반도로 등으로 노면 조건이 세분화된다고 합니다.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 Electronic Stability Control)의 노면 인식에도 딥러닝 기법이 적용됩니다. ESC는 눈길 등 미끄러지기 쉬운 노면에서 바퀴가 헛도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개의 바퀴에 개별적인 제동력을 배분하는 장치입니다. 문제는 ESC가 작동된 뒤 타이어의 한계를 넘는 극한 상황에선 노면 인식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여기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면 더 정교하게 ESC가 작동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AI 프로젝트가 가장 많이 적용된 분야는 설계·시험 분야라고 합니다. 안전과 직결된 차 부품은 디자인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죠. 회사 측은 조건이 바뀐 설계·시험 분야에 AI를 적용해 최적의 디자인을 빠르게 찾고 있다고 합니다.

생산과정에서도 AI를 적용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품질 검사법을 고도화한다고 합니다. 소비자 불만이 발생한 부품은 데이터로 입력하고,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AI가 최적화된 대안 부품을 추천하는 식이죠. 

특히 에어백의 자동화 설계과정에도 AI가 적용됐다고 합니다. 에어백은 국가별 법규와 상품성, 차량에 따라 설계조건이 다양합니다. 다변화된 조건에 따라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과정에 AI가 적용된 것이죠. 회사 관계자는 "에어백 설계과정에 AI가 적용되면서 설계상 반복 업무가 줄고 품질은 더 강화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 AI를 통해 물류거점을 최적화하는 방안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기준 국내에 22개의 부품 사업소를 운영중입니다. 해외에도 10개의 법인이 있죠. 이 사업소를 어디에 운영할지를 두고 AI의 도움을 받는 것이죠. 회사 관계자는 "최근 물류 트렌드가 수요 중심의 풀필먼트(물품 보관·포장·배송·재고 관리를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로 진화하고 있다"며 "아울러 도로환경 개선, 운송수단 발전 등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물류 거점을 운영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3월 현대모비스는 차 부품 제조 공급사(Supplier)에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의 기술 전문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작년 현대모비스의 전체 매출 중 그룹 내부 거래 비중은 81%에 이를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기술을 통해 홀로서기에 나서겠다는 선언이죠. AI를 통해 작은 성과를 내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정체성까지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하겠습니다.▷관련기사 : 현대모비스 "그룹 단순 공급사 탈피…플랫폼 기업 변신"(3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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