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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자신감…"이제 제값 받는다"

  • 2021.07.23(금) 15:13

[워치전망대]
2분기 영업익 1조4872억원…'역대 최대'
비싼 RV 판매 늘리고 비용 줄여 수익성↑

기아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덮친 반도체 수급 악재 속에서 창립 이후 최고의 분기 실적을 냈다. 작년 4분기 쓴 분기 신기록을 6개월 만에 갈아 치운 것이다. 이런 실적을 낸 기아는 22일 열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피크 아웃, Peak out)'는 질문에 주우정 부사장(재경본부장)은 "기아 브랜드가 해외에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 이제 조금씩 제값 받기 시작했다"며 "장기적 관점으로 이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이 팔고 많이 남겼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기아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8조3390억원이었다. 작년 2분기보다 매출이 6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1조48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924.5% 폭증했다.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다. 기아는 작년 4분기 매출 16조9106억원, 영업이익 1조2816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의 숫자를 손익계산서에 올렸다. 이를 다시 넘는 데 6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이번 실적 개선의 구심점은 해외 시장이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판매가 모두 개선됐다. 지난 2분기 해외 판매는 60만5808대로 전년동기 대비 70.9% 증가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 2분기 북미 판매는 21만8000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7.7% 늘었다. 유럽에서도 전년동기 대비 104% 증가한 14만1000대를 판매했다. 기아 관계자는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북미 지역과 유럽에서 판매가 빠르게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선 판매가 줄었다. 지난 2분기 국내 판매는 14만8309대로 작년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작년 2분기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국내 자동차 판매가 크게 늘던 때"라며 "올 2분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되면서 작년 판매 기록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내수 판매 감소 영향은 지역별 매출 비중 변화로 이어졌다. 올해 2분기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 지역이 35%로 가장 높았고 유럽(27.9%)과 국내(23.5%)가 뒤를 이었다. 작년 2분기엔 국내(38.6%), 북미(30.2%), 유럽(27.9%) 순이었다.

내실도 좋아졌다. 기아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한 이후 6~7%대를 유지해왔다. 이번 2분기엔 8.1%까지 올리며 한 단계 더 도약했다. 2013년 2분기(8.6%)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현대차가 올 2분기 기록한 6.2%보다도 1.9%포인트 높다.

영업이익률 상승엔 고수익 차종으로 분류되는 레저용 차량(RV)의 활약이 컸다. 올 2분기 RV 판매 비중(중국 시장 제외)은 56.5%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기아 관계자는 "고수익 차종인 RV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확대 추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절감도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올 2분기 매출원가는 14조9096억원으로 매출 대비 81.3%를 차지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했을 때 3.5%포인트 낮춘 수준이다. 마케팅비, 판매보증비 등이 포함되는 판매관리비도 작년 2분기보다 3.3%포인트 낮은 10.6%로 묶었다. 수익성 높은 차를 더 많이 파는 동시에 투입된 비용은 줄여 이윤을 많이 남겼단 얘기다.

"기아, 위기 돌파력 갖췄다"

/사진=기아 제공

기아가 이번 분기의 상승세를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진 미지수다. 반도체 수급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아직 남아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광석,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다.

사업 여건에 대한 전망도 신중하다. 기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약 6만대 정도가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올 3분기도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도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주우정 부사장은 "반도체 부족이나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어려움은 있지만 이 부분을 상쇄할 수 있는 돌파력을 기아가 갖추고 있다"며 "기아가 어떤 요인에 의해 왔다 갔다 영향받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기아가 어느 정도 지속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RV 판매 확대와 신차 출시를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지난 20일 신형 준중형 RV 모델인 스포티지를 출시했다. 첫 전기차 모델인 EV6도 올 3분기 중 출격을 앞두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선제적 재고 확보, 부품 현지화율을 확대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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