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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최대어 크래프톤, 상장후 경쟁력 '미디어'

  • 2021.07.26(월) 18:22

공모주 청약 앞두고 26일 기자간담회
IP 확장 총력…스튜디오 등 M&A 큰손
메타버스 3차원 가상세계 기술도 투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大漁)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상장 이후 주력인 게임 사업 외에도 단편영화나 다큐멘터리, 웹툰 등 미디어 분야를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작이자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지적재산권(IP)를 기반으로 외부 미디어 제작사들과 협업해 마치 디즈니와 같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공모자금의 무려 3분의 2 이상을 글로벌 스튜디오나 개발사 인수합병(M&A)에 투입하기로 했다.

26일 크래프톤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영화 제작 경험 일천하지만 협업 잘해

장병규 크래프톤 창업주가 26일 열린 IPO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은 공모 규모가 4조원대에 달할 정도의 올 하반기 IPO 최대어다. 크래프톤은 한 차례 희망 공모가 밴드를 수정하는 절차를 거쳤으나 상장 이후 모집 금액의 70%를 인수합병에 쓰겠다는 계획은 유지했다. 국내 업체가 아닌 해외 개발사 및 스튜디오를 인수할 계획이다.

이날 크래프톤 창업주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미디어'란 용어를 여러 차례 사용하면서 관련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역량 강화 이외에도 게임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종합적인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장 의장은 "숏필름을 유튜브에 공개한다는 생각이 10년 전엔 어려웠는데 이제는 자연스럽다"며 "미디어가 융합되고 확장되고 다양한 형태로 변주·발전되는 것은 고객들이 바라는 방향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장은 "'크래프톤이 영화 숏필름을 잘 만드는 회사냐'라는 질문엔 경험이 일천해 물음표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펍지가 가진 글로벌 IP로서의 위상으로 크래프톤이 좀 더 멋진 협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주력인 게임을 넘어 미디어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크래프톤은 유명 배우 마동석이 출연하는 펍지 유니버스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제작했으며, 할리우드 제작자 아디 샨카(Adi Shankar)를 배그 기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로 임명하기도 했다.

글로벌 IP·개발사 '조단위 딜' 준비됐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가 26일 열린 IPO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의 미디어 사업 계획은 오래전부터 추진됐다. 이날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미 2년 전부터 세계의 잠재력 있는 IP, 개발 스튜디오 확보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교류해오고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조단위 딜이기 때문에 그간은 자금이 모자랐지만, M&A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펍지스튜디오가 해외에서 지닌 위상 덕분에 M&A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배 CFO는 "제조사나 플랫폼 딜은 단순히 돈이 얼마나 경쟁력 있나로 판단되는데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는 인수 이후 같은 꿈을 꾸며 도전해 나가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이런 M&A가 더 어렵다"며 "(우리는) 펍지가 갖고 있는 IP에 대한 글로벌 개발자들의 존경심이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모 자금의 나머지 30%를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공모자금의 15%는 인도와 중동, 북아프리카에서의 배틀그라운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이미 인도 지역에서는 e스포츠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금액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자금의 15%는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계획이 자리잡고 있다. 크래프톤은 스스로를 '기술 중심 조직'으로 판단하고 있기에 가상현실 장비나 딥러닝 고성능 장비 확충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란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3차원 가상현실 투자를 설명하는 가운데 '메타버스'란 용어 대신 '인터렉티브 버추얼 월드'란 용어를 채택했다. 김창환 크래프톤 대표는 "미래에는 '인터렉티브 버추얼 월드'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본다"며 "크래프톤의 세계관과 커뮤니티, 재화 등이 가상공간으로 확장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강력한 IP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규 의장 역시 "메타버스는 이상적이고 현실보다 부풀려 있는 느낌이어서 아직까지 모호한 것 같고, 인터렉티브 버추얼 월드에 대해서는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인도 고객들이 게임을 켜놓고 채팅을 하는 등 소셜 도구로 펍지를 사용하는 등 고객의 그런(가상공간에서의 상호작용) 변화에 대해서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흥행 성공 조짐

크래프톤은 내일(27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회사 측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에게서 선도적인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기업이란 공감을 사는 측면에서는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가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후문이다.

장 의장은 "개인적으로 90년 후반부터 지금까지 25년간 일하고 있는데, 투자자 분들 중에 한국 상장사 투자를 처음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신 투자자가 있었다"며 "크래프톤이 글로벌 회사이기 때문에 한국 상장사지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런 검토를 받는다는 것 만으로 25년 근무 세월이 유의미한 세월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상장 이후 이해관계자들과의 투명한 소통,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장 의장은 "게임이나 엔터산업은 성공 예측이 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길게 시계를 바라보고 지속 성장하겠다고 마음 먹고 다양한 기회에서 성공한다면, 글로벌 산업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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