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나라’ 시리즈로 잘 알려진 학습지 업체 한솔교육그룹이 대(代)물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 변재용(65) 회장의 2세가 그룹의 모태이자 주력사인 ㈜한솔교육의 경영일선에 본격 등장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교육은 올해 4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오너인 변재용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퇴진했다. 대신 삼성생명 출신의 김인환(60) 전 생보부동산신탁 대표가 신규 선임됐다.
맞물려 같은 시기 김 대표 외에 이사회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이가 한 명 더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바로 변 회장과 부인 박희옥(65)씨 사이의 외아들 변두성(42)씨다. 작년 1월 입사 이래 불과 1년 3개월만이다. 현재 상무 직함을 가지고 기획조정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 상무의 ㈜한솔교육 이사회 합류는 그간 ㈜한솔교육의 지원 아래 더블유피컴퍼니, 원폴라리스 등 사실상 개인회사들을 경영해 온 변 회장의 후계자가 올 들어 본격적으로 모태이자 주력사인 ㈜한솔교육의 경영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더플유피컴퍼니는 변 상무가 2014년 2월 설립한 업체다. 33살 때다. 설립 당시부터 줄곧 대표이사(유일 사내이사)를 맡아 지금껏 활동 중이다. 부동산개발 업체로서 2018년 9월 준공한 제주도 제주시 이도1동 소재 오피스텔 ‘트리뷰아일랜드제주’의 시행사다.
㈜한솔교육의 지원도 뒷받침됐다. 2018년 말 더블유피컴퍼니 총차입금 64억원 중 21억원이 ㈜한솔교육이 빌려준 자금이라는 게 방증이다. 더블유피컴퍼니의 푸른상호저축은행 수분양자 중도금대출에 대해 2017년 130억원 지급보증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변 상무가 벌이는 사업 또 있다. 원폴라리스다. 변두성씨 1인 소유의 더블유피컴퍼니처럼 원폴라리스 또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솔교육 사옥에 본점을 두고 있다. 변 상무는 설립 4개월 만인 2015년 6월 유일 사내이사로 합류, 현재 경영을 도맡아하고 있다.
원폴라리스는 빌딩관리를 비롯해 사무용품·잡화·문구 등의 기업MRO(기업용 소모품 및 산업용자재), 구매관리서비스 쇼핑몰 ‘오피스원’ 운영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구조에서 엿볼 수 있듯이 ㈜한솔교육을 핵심 매출처로 한다. 2019년 전체 매출(78억원)의 54%를 ㈜한솔교육으로부터 올렸을 정도다.
변 회장이 2세 경영승계 작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수레의 양바퀴처럼 후계승계의 또 다른 한 축인 지분 대물림 작업에도 속도를 낼지 시선이 모아진다. 변 상무는 ㈜한솔교육에 대한 지분이 지금은 미미한 편이지만 차츰차츰 지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현재 ㈜한솔교육의 최대주주는 변 회장으로 여전히 64.56%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분을 소유 중이다. 다음으로 단일 2대주주는 부인 박희옥씨다. 17.38%를 가지고 있다. 부부 합산 81.94%다.
변 상무는 3.01%다. 다만 현재 공개된 범위로 볼 때, 변 상무는 2016년 지분 1.64%로 ㈜한솔교육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래 2017년 0.68%, 2018년 0.69% 등 기타주주들의 지분을 조금씩 사 모으고 있다.
이에 더해 개인회사 더블유피컴퍼니를 지렛대로 삼고 있다. 더블유피컴퍼니는 2017년 ㈜한솔교육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해 2018년 1.04%, 2019년 2.76%에 이어 작년 말에는 3.73%로 확대했다. 변 상무 지분과 합하면 6.7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