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어학원’으로 잘 알려진 영어교육업체 청담러닝이 계열 수학 영재교육 업체 씨엠에스(CMS)에듀를 흡수한다.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합병 반대 주주들에게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00억원이 넘으면 무산시킬 수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청담러닝은 지난 29일 계열사 씨엠에스에듀와 흡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다음달 23일 주주를 확정한 뒤 내년 1월28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3월1일(합병기일) 매듭짓는 일정이다. 합병 뒤에는 사명을 ‘크레버스’로 변경한다.
소멸되는 씨엠에스에듀 주주들에게는 합병 대가로 1주당 약 0.22주씩 청담러닝 신주 총 402만주가량이 발행된다. 합병가액이 각각 3만4266원(액면가 500원), 7392원(500원)으로 매겨진 데 따른 것이다.
양사 합병이 계획대로 마무리될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우선 합병은 상법상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다.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승인을 얻지 못하면 무산된다.
청담러닝 합병의 경우에는 조건이 하나 더 붙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자신의 보유주식을 회사에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즉, 청담러닝 및 씨엠에스에듀를 합쳐 행사금액이 5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합병을 추진하기는 하지만 과도한 현금 유출은 막겠다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번 합병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각각 주당 3만4636원, 7515원이다. 청담러닝 한 곳에서만 현 발행주식의 약 19.2%(145만주)가 행사돼도 합병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양사 각각 12.5% 이상일 때도 마찬가지다.
반면 청담러닝은 기타주주들의 비중이 적지 않다. 최대주주인 오너 김영화(70) 회장은 현재 지분 20.7%를 보유 중으로 부인 김혜련(68) 이사 7.0% 등 특수계인 4명을 합해도 27.9% 정도다. 이외 72.1%가 기관투자가 및 소액주주 소유다. 씨엠에스에듀의 경우에는 청담러닝이 56.7%(특수관계인 10명 포함)를 보유 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청담러닝 합병의 성패는 주총 전까지 주가 흐름에 달렸다고도 볼 수 있다. 주가가 행사가를 밑도는 흐름이 유지된다면 합병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없이 차익을 염두에 두고 반대의사를 피력하는 기타주주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주주들의 합병 반대의사 통지기간은 내년 1월13일부터 주총 직전인 1월27일까지다. 이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뒤에는 2월17일까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청담러닝은 한 달 내로 행사 주식을 매수해줘야 한다. 이래저래 주주들의 민심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