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내년 한층 개선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대세화'에 속도를 낸다.
기존 유기발광소자에 중(重)수소 기술을 더한 차세대 패널 'OLED.EX'를 내년 2분기부터 모든 TV 시리즈에 적용한다. 출하량 목표도 올해 800만대에서 내년 10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중수소·개인화 알고리즘 더해 기술 개선
29일 LG디스플레이는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차세대 OLED TV 패널 'OLED.EX'를 발표했다. 'OLED의 끊임없는 진화(Evolution)'를 통해 고객에게 '진화된 경험(Experience)'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부사장)은 "2013년 최초로 대형 OLED 양산을 시작해 9년이 지났다"며 "TV 시장에서 올레드 대세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올해 TV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연 70%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판매뿐 아니라 제품 성능 측면에서도 지속적인 개선을 거듭해 탄생한 것이 OLED.EX"라고 소개했다. 10년간 축적된 OLED 기술력을 결집한 차세대 제품으로 TV 화질의 한계를 또 한 번 뛰어넘겠다는 자신감이다.
OLED.EX는 'EX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패널이다. EX 테크놀로지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OLED 대비 화면밝기(휘도)를 30% 높이고 자연의 색을 보다 정교하게 재현한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베젤(테두리) 역시 기존 6mm(밀리미터) 대에서 4mm로 30% 줄여 몰입감을 높였다.
밝기·에너지 효율 높여
중수소는 '더 무거운 수소'라는 의미로 일반 수소보다 2배 무겁다.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구조라 물리적으로 안정적이며 더욱 강력하다.
중수소는 인위적으로 합성하는 물질이 아닌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다만 6000개의 수소 원소 중 1개꼴로 극소량만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들과 머리를 맞대면서 '추출과 치환'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즉 물에서 중수소를 추출해 이를 올레드의 재료 속 수소와 맞바꾸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날 진민규 LG디스플레이 라이프 디스플레이 프로모션 담당은 "올레드의 기존 형태를 유지하면서 중수소를 치환하는 과정을 거치면 안정성이 높아지는데, 이는 전기 자극과 내열에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밝기를 높여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은 유기발광 소자를 더욱 스마트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사용자 개개인의 시청 패턴을 학습한 후 8K 해상도 기준 3300만개에 이르는 유기발광 소자의 개별 사용량을 예측해 에너지 투입량을 제어하는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오창호 부사장은 "요즘 전자기기들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최적화한다"며 "기존 기술 중 화면 여러 측면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작업을 하는 '보상 기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작업에서 개인화 알고리즘을 통해 실제 사용된 부분을 측정·예측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1000만대…OLED 대세화 가속
LG디스플레이는 내년 2분기부터 OLED·EX를 파주와 광저우에서 생산하는 OLED TV 패널 전 시리즈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글로벌 시장에 출하될 OLED 패널 중 EX의 비중은 7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OLED의 고객 경험을 한층 진화 시켜, 프리미엄 TV 시장 내에서 OLED 대세화를 가속한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OLED TV 패널 양산 첫해 2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양산 7년 만인 지난해 초 누적 1000만대를 돌파했다. 약 2년 만인 최근에는 2000만대를 넘기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내년에는 광저우 공장에서 1만장이 증설돼 연 1000만대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수소라는 신기술을 도입했지만 원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게 LG디스플레이 측 주장이다. 오 부사장은 "중수소 치환 재료는 협력업체에서 공급받는데, 이를 위한 설비투자로 원가 상승 요인이 다소 있었다"면서도 "그외 재료비 부분 등 나머지를 감소시켜 원가 상승 압력은 최소화해 고객 공급 원가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시장에 진출하는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에 대해 오 부사장은 "고객 상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머지않은 장래에 결정돼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저희가 혼자 10여 년간 OLED를 하다 파트너가 생기는 것이라 경쟁사가 OLED 진영에 진입하는 것 자체를 환영한다"며 "OLED 시장이 커지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