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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큰' 애플과 다른 삼성전자 현금 사용법

  • 2022.02.11(금) 14:30

삼성전자, 작년말 순현금 105조 돌파
주주환원 확대? "보수적 현금 운용"
애플, 작년에만 123조 주주환원 사용

105조8100억원.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현금이다. 순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정기예금 등에서 차입금을 뺀 것이다. 남에게 빌린 돈을 제외하고도 삼성전자 '곳간'에 105조원 넘게 쌓여있다는 얘기다.

세부 내역을 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작년 말 기준 124조2067억원에 이른다. 반면 차입금은 18조3921억원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순현금 추이를 보면 10년만에 순현금 규모가 5배 가까이 불었다. 순현금은 2012년 말 22조5500억원에서 작년 말 105조8100억원으로 늘었다.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순현금 규모는 전년대비 늘었고, 2020년 말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겼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보수적 현금운용 아직 필요"

업계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할 지다. 현금을 배당 등으로 주주들과 나누거나, 미래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현금 운용계획은 '배당은 보수적으로', 'M&A는 공격적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7일 열린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서 박정준 JP모건 연구원은 "순현금이 100조원이 넘는 수준"이라며 "올해 '쉐어홀드 리턴'(주주환원)의 업사이드(상향)가 있나"라고 질문을 했다. 넉넉한 현금으로 배당을 더 풀 계획이 있는지 물은 것이다. 

서병훈 부사장은 "보수적인 현금운용이 아직도 필요하다"며 "현시점에서 주주환원 정책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배당 확대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보수적 운용 이유 두가지

삼성전자가 보수적으로 현금을 운영하는 이유는 2가지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데 자금이 많이 투입되어서다.

서 부사장은 "작년 초에 2021~2023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을 때 글로벌 불확실성과 향후 현금 소요 전망 등을 고려해 정책을 수립했다"며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불확실성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오히려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은 유지하되, 연간 정규 배당은 2018~2020년 9조6000억원에서 2021~2023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했다.

그는 "최고 수준의 글로벌 생산망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 운전자본 규모가 굉장히 큰 상황"이라며 "작년에 오스틴과 시안 팹(공장)에서 예상치 못했던 생산 차질도 겪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오스틴 공장과 중국의 시안 공장은 각각 폭설과 전력난으로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대규모 M&A 투자 가능성

현금으로 대규모 M&A에 투자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겠다"며 여러 차례 투자 의지를 보였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M&A에 가능성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품과 완제품 모두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놓고 대상을 상당히 많이 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키웠다.

빚 갚을 돈 빼고 다 푸는 애플

이 같은 삼성전자의 현금운용 정책은 또 다른 '글로벌 현금부자' 기업인 애플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등을 대비해 현금을 보수적으로 운영한다면, 애플은 현금을 회사에 쌓아두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순현금 중립'(net cash neutral) 정책이다. 부채를 갚을 정도만 제외하고 모든 현금은 쓰겠다는 얘기다.

애플 연간 보고서를 보면 작년 12월 기준 순현금은 797억9800만달러(95조7975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2025억9600만달러에서 차입금 1227억9800만달러를 뺀 추정치다.

세부내역을 보면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Cash and cash equivalents) 371억1900만달러, 단기 시장성 유가증권(Marketable securities) 267억9400만달러, 장기 시장성 유가증권 1386억8300만달러로 구성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금은 기업어음(Commercial paper) 50억달러, 단기 차입금(Term debt) 111억6900만달러, 장기 차입금 1066억2900만달러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를 비교해보면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2배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8분의 1 수준의 차입금만을 보유하고 있다.

팀 쿡 취임 이후 '순현금 중립' 고수

애플은 막대한 현금을 회사에 쌓아두지 않겠다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2011년 팀 쿡이 애플 CEO로 취임하면서부터다. 지난 1월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는 "장기적으로 순 현금 중립 포지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애플은 주로 현금을 주주환원 정책에 쏟아붓는다. 주주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는 배당이나 시장에서 애플 주식을 사서 소각하는 자사주 매입 등 2가지다.

애플에 따르면 작년 한해 주주환원에 1030억달러(123조5073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집계된다. 1~3월 230억 달러, 4~6월 290억 달러, 7~9월  240억 달러, 10~12월 270억 달러 등이다. 

한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자기회사 주식(자사주)을 사서 소각하면 보통 그 회사 주가는 올라간다. 주식 물량이 줄면서 주식 가치가 높아져서다. 2011년 10달러대에 머물던 애플 주가는 현재 17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 배당에 초점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은 배당 중심이다. 작년 1~3분기 삼성전자는 총 7조3565억원을 배당했다. 여기에 결산배당으로 2조4530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한해 총 9조8095억원을 배당하는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애플에 비하면 인색한 편이다. 삼성전자가 2011년부터 10년간 주주환원 목적을 위해 자사주(보통주·우선주)를 매입한 것은 2015년 398만7399주, 2016년 596만3296주, 2017년 376만2607주, 2018년 1826만9650주 등 총 3198만2952주다.

2015년 주주환원목적으로 추진한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따라서다. 이 자사주는 2018년까지 모두 소각해,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사주는 한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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