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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미국산 SUV '트래버스' 타보니

  • 2022.02.19(토) 08:08

[차알못시승기]
5m 길쭉한 길이에도 후방 시야 '거뜬'
충돌위험, 양쪽 엉덩이 진동경고 '눈길'

시작부터 난감했다. 차량이 5미터가 넘을 정도로 길쭉한 까닭에 '사람 눈'으로 보는 실내후사경(룸미러)으론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이 잘 안 보일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시승한 제너럴모터스(GM)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의 7인승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22 트래버스'(TRAVERSE) 얘기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사진=김동훈 기자

5미터짜리 차…룸미러로 후방 시야 '확'

차량이 이렇게 길쭉한데 짐까지 가득 싣고 있다면 뒤가 잘 안 보여 주행할 때 골치가 아플 것이다. 고해상도 광각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를 사용해봤다. 실시간으로 차량 뒷편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연결된 룸미러다.

처음 사용할 때는 차량 뒷편이 실제 상황과 다소 다르게 보이는 까닭에 게임을 하는듯 어색했지만, 적응이 끝나자 2시간 운전하는 동안 편하게 사용했다.

무엇보다 터널과 같은 어두운 곳을 지날 때도 밝고 깨끗한 화면으로 차량 뒷편을 볼 수 있어 안전 주행에 도움이 됐다. 이날은 흐리고 때로 비가 내린 까닭에 더욱 힘이 됐다. 

광각 카메라가 차량의 바로 뒷편뿐만 아니라 좌우 상황도 폭넓게 커버했다. 차선 변경할 때도 유용하겠단 생각이다. 카메라(가로 1440, 세로 300 화소)는 기존 모델(1280x240)보다 선명해진 것이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에서 사용 가능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로 차량 후방을 넓고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주행 성능 '튼튼'…안전 알람은 '엉덩이로'

주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탑승한 차량은 쉐보레가 국내에는 처음 선보인 최상위 트림인 '하이컨트리' 모델이다. 코스는 시승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경기 여주 당남리섬까지 왕복 약 120km 구간.

고속도로에 진입해 주행 성능을 테스트했다. 이날은 바람도 불고 비까지 내렸지만 저속부터 고속 주행까지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이어졌고, 풍절음, 승차감도 만족스러웠다. 일부러 울퉁불퉁한 길로도 빠져봤는데, 상당한 정숙성을 보였다.

급가속 능력은 잽싸진 않다는 느낌이었으나, 오르막길에선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이 차의 최대토크는 36.8kg.m이며, 트레일러에 적재물을 최대 2268kg 규모를 싣고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운전 편의 기능도 써봤다. 인상적 기능 중 하나는 운전석 '햅틱' 시트였다.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에서 후진할 때였다. 엉덩이에서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충돌 가능성을 경고해주는 것이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사진=김동훈 기자

왼쪽이 위험하면 왼쪽 엉덩이, 오른쪽이 위험하면 오른쪽, 양쪽 다 위험하면 양쪽에서 진동이 울렸다.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카메라로 후방을 보며 후진했음에도 엉덩이를 향해 경고까지 해주니 거친 환경에서 주행, 주차할 때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모델에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정차와 재출발을 돕고, 주행속도를 설정하면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기능이다. 앞차량 출발을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교차로에서 코너링하고 직선 주행으로 바뀔 때 자동으로 감속, 가속도 해줬다. 

차량이 알아서 감속과 가속을 하는 까닭에 처음엔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여러번 '당해보니' 다양한 도심 주행 상황에서 운전하기 편하게 해줄 것 같았다.

고속도로에선 주행 속도를 시속 95km 정도로 설정해 반자율주행 모드로 이동했다. 가속과 감속이 천천히 작동해 편안하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정체 구간에선 느린 작동 속도를 감안하고 주의해서 써야 한다.

안전 기능 대거 탑재

신형 트래버스는 기존 차량 대비 파워트레인(동력장치)이 바뀐 지점은 없다. 차는 '3.6L 가솔린 6기통(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최고 출력 314마력)을 장착했다.

하지만 차량 디자인을 강화하고 각종 편의 기능을 대거 탑재해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게 한국GM의 설명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시승회에서 "특히 안전 주행을 돕는 기능 15개를 모든 트림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며 "대형 SUV를 이용하는 가족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15개 기능을 모든 트림에 적용한 것은 국내에만 해당한다"고 말했다.

안전 기능 15개는 에어백 7개와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전방 충돌 경고, 전방 거리 감지,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후방 보행자 감지, 자동 긴급 제동, 스마트 하이빔,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차선 변경 경고 및 사각지대 경고, 후방 주차 보조, 후측방 경고, 헤드업 LED(발광다이오드) 경고등이다. 

트래버스는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만든 '수입차'이지만,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겨냥한 셈이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는 사진에 표기된 '랜싱 공장'에서 알 수 있듯 '미국산' 수입차다. /사진=김동훈 기자

외부 디자인 'OK' 내부는 '?'

외관을 둘러봤다. 덩치가 크지만(전장 5230mm, 전고 1780mm) 유려한 느낌이다.

이 차의 길이(전장)는 포드 익스플로러(5050mm), 현대차 팰리세이드(4980mm), BMW X5(4920mm)는 물론 기아 카니발(5155mm)도 뛰어넘는다. 시승 목적지 인근의 오토 캠핑장에 이들 대형 차량이 유난히 많아 길이 차이를 눈으로도 확인 가능했다.

기존 트래버스와 비교하면, 상단 헤드램프가 하단으로 이동하면서 얇은 눈매의 LED 주간 주행등이 해당 자리에 위치한다. 굵직하게 가로로 배치된 그릴은 우직한 모습이다. 클래식과 트렌디의 조화였다. 

세단에도 어울릴 법한 모습의 테일램프를 비롯한 '뒷태' 역시 곡선과 직선이 어울리며 쉽게 질리지 않은 감성을 갖춘 인상이었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오른쪽)가 기아 카니발(왼쪽), BMW X5(가운데) 등 다른 대형 차량들과 함께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2022년에 등장한 차량 치고는 클래식한 모습이다. 기어 조작부만 봐도 그랬다. 요즘 출시되는 차량을 보면 다이얼식 혹은 버튼식도 적용되고 있는데, 이 차량은 익숙한 레버식이었다. 

기존 모델에도 적용된 기능이긴 하나, 내비게이션 부분에 중요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숨어 있어 요긴하게 쓰일듯했다. 인테리어 색상이 트림별로 딱 4종이 있고, 전부 검은색 계열인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더욱 다양한 색상을 제시할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생산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쳐 차량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에서 내비게이션은 '비밀 금고'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적재공간 '넉넉'…편의 기능도 '눈길' 
트렁크를 열어 적재공간도 살펴봤다. 차량은 3열까지 있다. 이를 모두 접으면 최대 2780ℓ까지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2열을 접기 전까진 누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모두 접고 매트를 깔면 대부분의 성인은 다리를 쭉 펴고 잘 수 있는 길이가 된다. 매트가 필요한 이유는 시트를 모두 접어도 2열과 3열 사이에 빈 공간이 있어서다. 일종의 크레바스랄까.

두개의 독립적인 패널로 이뤄진 선루프를 열면 하늘을 보면서 이른바 '차박'(차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의 넓은 적재공간./사진=김동훈 기자

차량은 이밖에도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을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연비는 돌아오는 55.8km 구간에서 측정해봤다. 비가 내려 꽉 막힌 퇴근길의 도심 주행과 반자율주행 모드의 고속 주행이 섞인 환경에서 11.0km/ℓ를 기록했다. 회사가 밝힌 복합 연비는 8.3km/ℓ, 고속도로는 10.3km/ℓ, 도심은 7.1km/ℓ다.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모델의 가격은 약 6400만원대(개별소비세 인하 기준)다. 트래버스는 국내 첫선을 보인 2019년에 842대 팔렸고, 2020년은 4035대, 지난해의 경우 3483대 팔렸다. 더 똑똑해진 느낌의 트래버스가 '패밀리카' 혹은 레저용 차량으로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소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GM 쉐보레의 SUV '트래버스'를 운전하고 연비를 측정했다. /사진=김동훈 기자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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