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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메디포스트, 사모펀드로 주인 바뀐 사연

  • 2022.03.18(금) 14:59

제대혈·줄기세포치료제 등 1세대 바이오벤처
스카이레이크·크레센도에 1400억원 규모 매각
북미 세포유전자 CDMO 인수 등 공격적 투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1세대 바이오벤처 메디포스트가 설립된 지 22년 만에 사모펀드에 팔립니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16일 제3자 배정 1400억원 자금조달 및 최대주주 변경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각각 700억원씩 총 1400억원의 전환사채(CB)에 투자,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업계에서도 많이 놀란 분위기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살펴봤습니다.

메디포스트는 그동안 크게 △제대혈 은행 △줄기세포치료제 △건강기능식품 3개 사업부문을 영위해왔습니다. 주요 매출원은 전체 매출의 약 47%에 달하는 제대혈 은행이고, 나머지는 줄기세포치료제 31%, 건강기능식품 18%, 화장품 및 임대수익 등이 4.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치료제 대표 제품으로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이 있습니다. 지난 2014년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죠. 이밖에도 줄기세포를 이용해 미숙아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뉴로스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SMUP-IA-01', 당뇨병성 신증 후보물질 'SMUP-IV-01' 등을 개발 중입니다. 

제대혈 보관과 카티스템 및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판매로 매출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전체 실적을 살펴보면 안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549억원으로 5년 전인 2017년 422억원에 비해 불과 100억원이 늘어난 수준에 그칩니다. 상위 바이오기업들이 연간 수백에서 수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보이는 것과 대조됩니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년 내내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상 이대로 기업을 계속 꾸려가기는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죠. 

이에 메디포스트는 신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제3자배정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선 겁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에 확보한 투자자금은 오는 2024년까지 3년에 걸쳐 북미소재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 투자에 850억원을 사용할 계획인데요. 현재 독점 협상권자 지위에서 협상을 진행 중으로, 오는 5월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CDMO 사업은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급성장을 이뤄낸 사업입니다.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치료제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북미 시장에서 CDMO 사업을 진출하는 것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죠.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48%를 차지하는 북미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또 주요 파이프라인인 카티스템과 'SMUP-IA-01'의 미국 임상에 5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데요. 북미 CDMO 회사는 향후 카티스템과 'SMUP-IA-01'을 미국에 시판했을 때 생산전진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두 사모펀드의 투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스카이레이크와 크레센도는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동안 메디포스트는 북미 시장에 카티스템의 기술이전을 모색해왔지만 수술제형 및 짧은 유효기간 등의 문제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두 사모펀드의 투자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죠. 특히 창업주인 양윤선 대표이사가 그대로 경영을 이어가는 만큼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북미 소재 세포유전자 CDMO기업 인수를 통해 향후 진행할 카티스템 미국 임상용 제품뿐만 아니라 품목허가 이후 북미시장에서 카티스템을 효율적인 가격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면서 "미국 임상을 추진하면서 기술이전 등 좀 더 공격적으로 북미 사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줄기세포 관련 분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온 메디포스트가 두 사모펀드의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줄기세포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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