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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메디포스트가 캐나다 CDMO 품은 까닭

  • 2022.06.08(수) 07:00

지분 매각 자금으로 '옴니아바이오' 투자
미국 수출 간소화 등 자체 제품과 시너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 기업인 메디포스트가 최근 캐나다 토론토 소재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인 옴니아바이오(OmniaBio)에 3년 간 9000만 캐나다달러(한화 886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서 메디포스트는 지난달 24일에 자회사 메디포스트씨디엠오를 통해 옴니아바이오 구주 39.6%를 3000만 캐나다달러(29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는데요. 

메디포스트는 오는 2024년 말까지 추가로 6000만 캐나다달러(591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후 전환사채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2027년부터 메디포스트씨디엠오가 옴니아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메디포스트는 서울시 구로구에 세포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추고 있는데요. 해당 공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의 우수의약품제조‧관리(GMP) 기준에 적합하게 설계됐습니다. 이 공장을 통해 자체 개발 세포치료제들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디포스트가 캐나다 세포치료제 CDMO 기업을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분 매각 자금으로 캐나다 CDMO '옴니아바이오' 투자

메디포스트는 퇴행성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 허가를 받았고 2014년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구가대표 감독이 시술을 받으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카티스템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미국에서는 임상 1/2a상을 마치고 임상3상을 준비 중입니다. 미숙아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인 '뉴모스템'은 국내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1/2상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던 '뉴로스템'은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다만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로 무릎 골관절염 치료 후보물질 'SMUP-IA-01'와 2형 당뇨병성 신증 및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치료 후보물질 'SMUP-IV-01' 등 2세대 줄기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메디포스트는 국내 줄기세포치료제 분야를 선도하던 기업이었지만 올해 초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에 20.7% 상당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합니다. 제대혈, 건강기능식품 등의 사업으로 매출이 발생하긴 했지만 수익은 수년 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경영난 악화가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메디포스트는 매각 결정 당시 옴니아바이오와 투자계약을 협상 중이었습니다. 옴니아바이오 투자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선 매각을 통해 자금 수혈을 한 셈이죠. 

옴니아바이오, 메디포스트 투자금 통해 CDMO 생산시설 증설

메디포스트가 인수하는 옴니아바이오는 캐나다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재생의료상용화센터(CCRM)의 자회사입니다. CCRM은 지난 2011년 설립됐는데요.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 확대와 신설 CDMO 공장 설립 등을 위해 CCRM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부를 자산 양‧수도해 지난해 옴니아바이오를 설립했습니다. CCRM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에 집중하기 위해 만든 게 바로 옴니아바이오입니다.

옴니아바이오는 캐나다 토론토 지역에 자가 및 동종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바이럴벡터(바이러스 매개체)* 등의 공정개발 및 cGMP수준의 위탁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북미 지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 고객도 다수 확보하고 있습니다. 

*바이럴벡터: 인체 면역반응으로 이겨낼 수 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백신을 만들어 내는 기술.

옴니아바이오는 메디포스트의 투자금으로 오는 2025년까지 약 1만㎡규모의 연구‧공정개발 시설 및 cGMP 생산시설 등을 증설할 예정입니다. 아직 글로벌 처방 의약품 기준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시장 비중은 1%대에 불과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체 개발 세포치료제의 미국 진출 등 시너지 기대

지난해부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뿐만 아니라 대기업들까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갖추고 있던 회사들은 자체 개발 의약품 생산에서 위탁생산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죠. 반면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반이 없는 회사들은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해외 기업을 인수하면 초기에 대규모 비용이 들지만 빠르게 CDMO 사업에 진출할 수 있고 글로벌 진출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메디포스트의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 /사진=메디포스트 홈페이지

메디포스트 역시 옴니아바이오 투자를 통해 이 같은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메디포스트는 카티스템과 뉴모스템의 미국 임상을 준비 중이고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유통기한이 짧은 만큼 옴니아바이오의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 전역에 무리 없이 배송이 가능한 기반을 갖추게 된 겁니다. 특히 캐나다에서 생산 및 출하된 의약품은 사전 신고제도를 통해 미국 수출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죠.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당사의 핵심역량과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라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신사업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세포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메디포스트의 과감한 결정이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 기업에서 글로벌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한 수가 될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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