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전 최대 매출, 디스플레이 역대 1분기 최대 매출'
삼성전자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겹겹이 쌓인 악재를 극복하고 내놓은 올 1분기 주요 성과물이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은 통상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서버용 메모리가 선전하면서 27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매출을 거뒀다. 생활가전 부문도 프리미엄 제품인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면서 최대 매출을 찍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물류 이슈 등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 상태에 놓여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프리미엄 가전 제품에 역량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매출 27조, 분기 최대
28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올 1분기 확정 연결 매출은 77조781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조1214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로 10조원을 돌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돈 수치다.
1분기 주력인 반도체(DS) 부문 매출은 연결 기준 26조8700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26조100억원보다 8600억원 늘어난 것이며 전년동기 19조100억원에 비해선 7조86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8조4500억원으로 전분기 8조8400억원에 비해 3800억원가량 줄었으나 전년동기 3조3700억원에 비해선 5조원 이상 불어났다.
서버용 메모리 판매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예상보다 메모리 가격 하락이 완만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D램은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역대 최대 서버향 분기 최대 판매를 달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스템LSI는 모바일 비수기 영향으로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CIS) 공급이 감소했으나 환율 효과와 판가 인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매출은 7조9700억원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선 12% 빠졌으나 전년동기보다 15% 늘어난 수치다.
특히 중소형 패널에선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의 판매 호조와 게이밍 등 신규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1조9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300억원 감소했으나 전년동기보다 7300억원 늘었다.
가전·모바일 선전, 프리미엄 제품 판매 늘어
반도체 뿐만 아니라 가전과 모바일 사업 대부분이 선전했다. 생활가전은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늘었음에도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한 고급 가전 판매가 확대되면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모바일에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22 울트라 시리즈 판매 호조에다 웨어러블 등의 견조한 판매로 전분기대비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물류 이슈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도 "시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언급이 몇차례 나올 정도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가전과 모바일에선 프리미엄 제품군인 비스포크 및 갤럭시 전략폰의 리더십 강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12나노 5세대 D램 중단설 일축
삼성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12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급 5세대 D램(1b) 개발 중단설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D램 공정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에서 EUV(극자외선)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다보면 일부 개발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아울러 "메모리 수요가 기존 소비자 제품에서 IT인프라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어 성숙한 기술과 제품을 적기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12나노 개발 계획은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양산 일정에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고객사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요 고객사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수주 잔액은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의 8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고객사와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는 만큼 향후 수주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5나노 이하 공정의 수율(정상제품비율) 논란에 대해서도 "5나노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로 접어들면서 안정적 수요를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향 공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나노는 초기 수율 향상이 다소 지연된 면이 있었으나 안정화에 주력해 현재는 예상한 수율 구간에 진입했다"며 "3나노 공정은 선단 공정 개발 체계 개선을 통해 수율 향상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