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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출장 마친 이재용 부회장, 다음 눈길은 M&A 향배

  • 2022.06.20(월) 16:57

반도체·배터리·전장, '미래 핵심분야' 둘러봐
450조 투자계획 발표후 12일간 CEO급 미팅
124조 실탄 두둑, 하만 이후 M&A 방향관심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업체 ASML, 유럽 최대 반도체연구소 IMEC, 헝가리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공장, 자동차 전기장치 부품 회사 하만 카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12일간의 유럽 출장길에 방문했던 곳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전장 등 하나같이 삼성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점찍은 분야의 주요 기업이자 기관이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지난 18일 귀국하면서 '기술'에 대해 유독 강조한 만큼, 이번 출장을 계기로 관련 기업에 대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투자가 이어질 지 관심이 모인다. 

반년만에 해외출장 키워드 '반도체·배터리·전장'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1박12일간 출장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전장 등 삼성 핵심 사업의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이 기간 헝가리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5개국을 순회하면서 현지 전략적 파트너사 등을 만나 관련 분야의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8월 가석방 후 석달만인 11월 북미(캐나다·미국) 출장을 시작으로 경영 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그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정·재계 비공개 포럼에 참석했고, 올 들어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5월)을 직접 안내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은 반년 만에 떠난 해외 출장에서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챙겼다. 그는 지난 18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가고, BMW 고객을 만났고 하만 카돈도 갔다"며 "자동차 업계의 변화, 급변이라고 할 만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일 중요한 것은 ASML, 반도체 연구소에서 앞으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종합연구소 방문

앞서 이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최신 장비를 직접 살펴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ASML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이 부회장을 맞아 영광이었다. 클린룸에서 최신 기술인 High-NA(하이-뉴메리컬어퍼처)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독점 생산하는 곳이다. 이 회사가 만드는 장비는 한 대에 무려 수천억원에 달하나 연간 장비 생산량이 40~50대 수준에 불과해 이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간 쟁탈전이 뜨겁다.

이 부회장은 다음 날인 15일 벨기에 루벤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아이맥(imec)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을 논의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을 방문했으며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인 BMW 경영진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삼성전자의 '450조원 투자 계획' 발표 이후 2주 만에 추진됐다. 삼성전자는 '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 자료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인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투자 계획에 대해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는데, 그가 강조한대로 반도체와 배터리, 전장 등 사업 분야에서 기술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례적 기술 강조, M&A 여부도 관심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유럽에서 귀국한 이후 인수합병(M&A)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출장 소회에 대해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 같다"라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을 두고 그동안 M&A 관련 논의가 구체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M&A와 관련해 3년 안에 의미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M&A 유럽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업체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와 인피니온 등이 있다. 아울러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회사 ARM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ARM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던 인텔의 팻 겔싱어 CEO와 만났다.

대형 M&A를 추진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실탄'은 넉넉한 편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3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24조원으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삼성전자는 2016년 자동차 전장 및 오디오 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그동안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M&A'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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