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후불 결제를 도입해 '애플페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늘려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대표 기능인 '삼성페이' 업데이트에 나섰다. 삼성페이가 집, 자동차 문을 열 수 있는 '디지털 키'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 이번 업데이트의 골자다.
대표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동시에 페이 서비스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런 추세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마트폰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삼성페이의 경우 소비자를 갤럭시 생태계에 묶어두는 대표적인 기능으로 꼽힌다.
삼성페이 속으로 들어온 자동차 키
9일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삼성패스 서비스를 통합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삼성페이는 △집, 자동차 키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키' △가상자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조회 △항공권과 영화표 등을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는 '티켓' 서비스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디지털 키 기능은 사용자가 실물 키를 직접 들고 다니지 않아도 삼성페이를 통해 집과 자동차에 출입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삼성페이를 통해 자동차 문 잠금과 해제를 할 수 있고 시동까지 걸 수 있다. 공유 기능을 통해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키를 사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싱스 앱과 연동된 도어락을 활용하면 삼성페이로 간단한 조작을 통해 편리하게 집을 출입할 수 있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 코인원, 빗썸에 연동된 각종 디지털 자산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조회 기능도 지원한다. 향후에는 대한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 항공사에서 발권한 탑승권과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티켓링크 등에서 예매한 영화·공연·스포츠 티켓을 삼성페이에 추가해 사용할 수 있는 티켓 서비스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지니 삼성전자 MX 사업부 디지털라이프팀 부사장은 "삼성페이 업데이트를 통해 결제뿐만 아니라 집, 자동차, 대중교통, 문화생활 등 삶 전반적으로 보다 더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와 개발자들과 협력해 삼성페이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할납부 가능해진 애플페이
애플은 최근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2'에서 '애플페이 레이터' 기능을 발표한 바 있다. 애플페이를 이용해 구매한 상품·서비스 대금을 최장 6주에 걸쳐 4회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또 이달 중으로는 아이폰끼리 서로 접촉하면 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도 내놓는다. 별도의 결제 장비 없이도 아이폰만으로 애플페이 이용자들로부터 결제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애플페이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향후에는 애플 지갑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하도록 하는 것이 애플의 장기 목표다. 실제 애플은 아이폰 출시를 통해 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인접 시장을 잠식한 바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애플은 2015년부터 한국 시장에 애플페이 출시를 꾀했지만, 근거리무선통신(NFC) 지원 단말기 설치 및 비용 투자 문제로 불발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플이 한국과 일본의 애플페이 서비스 담당 임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 요인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페이 서비스에서의 경쟁력이 향후 스마트폰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